27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20일간 ‘영화와 혁명’을 주제로 52편의 영화 및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대규모 영화제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위치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되는 ‘영화와 혁명 특별전’이 바로 그것.

시네마테크 문화학교 서울,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주최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해방 60주년과 광주항쟁 25주년을 기념해 ‘영화가 담아낸 20세기의 운동과 혁명의 역사’를 살펴본다. 영화제는 60년대부터 80년대 초반까지의 역동적이었던 세계 변화의 역사를 △60~70년대의 일본 언더그라운드 영화 △68혁명기의 프랑스 영화 △광주혁명을 다룬 영화 등을 통해 돌아본다.

모두 31편이 준비돼 있는 ‘일본 언더그라운드 영화’ 섹션에서는 전후 일본에서 진행된 안보반대투쟁, 60년대 도쿄대, 니혼 대학에서의 학생투쟁 그리고 70년대의 제국주의에 대한 투쟁의 기록들이 소개된다.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PFLP)의 활동을 기록한 아다치 마사오와 와카마츠 코지의 영화 <적군/PFLP: 세계전쟁선언>, 60년대 후반 전공투(전학공투회의) 운동의 파도 속에서 혁명적인 영화를 만들었던 조우노우치 모토하루의 단편들, 파격적인 영화형식의 실험을 벌인 가토 요시히로 가토의 <이나바의 흰 토끼> 등이 볼만한 영화들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 영화들은 60~70년대 일본의 정치, 사회에 대한 고발과 함께 내용과 형식면에서의 과격한 실험을 보여줬던 영화들로 영화의 가능성을 새롭게 재발견하기 위해 시도한 영화라고 평가되고 있다.

또한 68혁명을 계기로 유럽에서 진행된 영화들을 살펴보는 ‘프랑스 68혁명과 영화’ 섹션에는 모두 12편의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준비돼 있다. 68혁명기에 영화의 급진적인 형식적 실험을 전개했던 ‘잔지바르 영화들’과 크리스 마르케와 장 뤽 고다르 감독이 만든 <시네트랙트 Cinetracts>, 장 피에르 토른의 <투쟁하고 승리하리라> 등 68혁명기의 영화들이 상영된다. 특히 프랑스 사회에서 68혁명의 의미를 살펴보는 마린 카미츠와 로맹 구필의 영화 <주먹에는 주먹>과 <서른 살의 죽음>도 볼만한 영화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20세기의 혁명을 기록한 크리스 마르케의 <붉은 대기>도 상영된다.

모두 9편이 준비돼 있는 ‘광주혁명과 이후’ 섹션에서는 80년 광주혁명 이후 한국사회 곳곳에서 다양하게 펼쳐진 사회운동을 기록한 영화와 다큐멘터리들이 상영된다. 이미 영화관에서 상영돼 널리 알려진 장선우 감독의 <꽃잎>도 준비돼 있으며 이상반 감독의 <어둠을 뚫고 태양이 솟을 때까지: 구로항쟁의 진상을 밝힌다>와 노동자뉴스제작단에 만든 <미포만의 붉은 해: 제2편 두 개의 파업>도 볼만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번 특별전 기간에는 ‘영화와 혁명’을 주제로 특별 심포지엄도 열린다. 다음달 6일 오후 5시30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이 심포지엄은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사회로 각각 영화평론가인 김성욱씨와 히라사와 고씨가 패널로 참여해 의견을 나눈다. 이들은 이 심포지엄을 통해 일본 언더그라운드 영화의 역사와 의의, 프랑스 68혁명 및 광주혁명을 비롯한 정치운동과 영화의 관계 등을 고찰한다. 20세기의 역사와 영화의 관계, 영화라는 매체의 의의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영화제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도 준비돼 있다. 관객과의 대화는 오는 30일 오후 3시30분에 상영되는 <어둠을 뚫고 태양이 솟을 때까지: 구로항쟁의 진상을 밝힌다>의 이상빈 감독, 같은 날 오후 6시에 상영되는 <명성, 그 6일의 기록>의 김동원 감독, 31일 1시 <칸트씨의 발표회>와 <황무지>의 김태영 감독, 다음달 14일 오후 1시에는 <미포만의 붉은 해: 제2편 두 개의 파업> 제작한 노동자뉴스제작단이 각각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심포지엄에 참석하는 김성욱 영화평론가가 <붉은 대기>, <베트남에서 멀리 떨어져>, <혁명은 이제 겨우 시작이다>, <잔지바르 홈무비> 등, 히라사와 고 영화평론가가 일본 작품인 <적군/PFLP: 세계전쟁선언>, <연쇄살인마>, <조노우치 모토하루 특집>, <야마: 제국에의 공격> 등 각각 네 편의 작품에 대한 ‘영화소개’를 진행할 예정이다.

영화 각 편의 관람료는 6천원이며 맥스무비와 무비OK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전화 : 02-741-9782, www.cinematheque.seou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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