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업 중인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22일 집단 헌혈을 했는데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다면서요?

- 예. 그동안 비행 때문에 임의로 헌혈을 하지 못했던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노조에 제시해 노조에서 헌혈차를 인천연수원으로 불러 집단 헌혈을 실시했던 것인데요. 이를 놓고 사쪽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운항규정상 항공 승무원은 운항 안전을 위해 비행근무 전 72시간 내에는 헌혈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며 파업 종료 뒤 비행복귀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노조가 장기파업을 이끌기 위한 포석이 아닌가라는 의문도 제기했는데요.

- 그런데 현행 운항규정상에는 헌혈이 아니라 "수혈 후 72시간 이내 비행금지"라고 규정돼 있다고 하네요. 또 노조는 비행제한이 있다고 해도 파업에 동참 중인 400여명의 조합원 가운데 96명이 실시한 헌혈을 놓고 파업 종료 뒤 비행복귀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 그동안 비행을 하느라 헌혈조차도 마음대로 하지 못했던 조종사들에게는 파업시에도 헌혈 등 일체의 행동은 금지돼 있나 봅니다.

손석춘씨의 ‘마흔아홉 통의 편지’

- 한겨레신문노조 위원장 출신인 손석춘씨의 3부작 소설 완결판이 나왔습니다.

‘마흔아홉 통의 편지’라는 책인데요. 2001년 ‘아름다운 집’, 2003년 ‘유령의 사랑’에 이은 세번째 소설입니다. 소설 3부작을 이끌어 가는 주인공은 한민주 기자입니다.

- 한민주 기자는 ‘아름다운 집’에서는 해방공간에 고뇌하는 지식인의 일기를 소개하고, ‘유령의 사랑’에서는 칼 마르크스의 삶을 소개하며 언론인으로서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마흔아홉 통의 편지’(들녘 펴냄)에서 한민주는 성숙한 중년 기자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 이 책은 제목에서 보여지듯 편지 형식을 빌린 소설입니다. 태어나자마자 스웨덴으로 입양된 홍련화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기자 한민주와 만납니다. 기자는 홍련화를 도와 빨치산이었던 부모님의 흔적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 이번 소설도 역시 등장인물이 실존 인물이 아닌지, 한민주라는 기자가 작가 손석춘 자신을 일컫는 것은 아닌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 찜통 더위로 잠 못 이루는 여름 밤, 소설 한 권으로 잠시 더위를 잊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침울한 재계”

- 재계가 발칵 뒤집혔죠?

- 예. 언론에서는 두산그룹의 ‘형제의 난’만 해도 메가톤급 폭탄인데요. 여기에 이상호 기자의 ‘X파일 사건’까지 가세해 그나마 조금 남아 있던 재계의 명예가 땅바닥에 떨어지다 못해 뚫을 지경입니다. 두 사건 모두 ‘비자금’이라는 공통분모를 안고 있는데요. 이에 불똥이 튈 새라 재계는 물론 정치권, 언론계까지 초긴장 상태입니다. 서민들은 열대야 때문에 잠 못 드는데 이들 권력자들은 다른 이유로 잠을 못 자게 된 거죠.

- 두산그룹은 경영권 다툼 끝에 전 회장이자 형인 박용오씨가 동생인 재계의 ‘입바른 소리’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을 1,7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명목으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룹의 전임 오너가 비자금 조성을 털어놓았는데도 두산그룹은 ‘사실무근’이라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습니다. 박용성 회장도 자기 사건에는 입 바른 소리를 못 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X파일 사건은 설명할 필요도 없이 한반도를 들썩거리게 만들고 있죠.

‘딸들의 반란’ 또 성공

- 여성도 종중 회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죠?

- 예, 대법원이 성인 여성을 배제하고 남성만 종중회원으로 인정해온 관습과 판례를 깨고, 여성도 종중회원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새로운 판례를 내놔 여성계가 일제히 환영하고 있습니다.

- 지난 3월 호주제 폐지 결정에 이어, 두 번째 딸들의 반란이 성공한 셈이군요?

- 그렇죠, 여성계는 이번 판결에 대해 근대화 이후 여성 역할과 국민의식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며, 올 3월 호주제 폐지법안의 통과와 함께 양성평등의 이념 실현을 향한 진일보한 판결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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