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산별총파업 2일째인 21일. <매일경제>는 ‘병원노조의 이상한 총파업’이라는 취재기자의 ‘기자 24시’를 보도했다.

기사는 “보건의료노조 산별교섭이 중노위 직권중재에 회부됐지만 각 지부는 별도로 교섭을 진행해 지노위에서 직권중재에 회부되지 않아 합법파업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형식상으로 노조가 산별총파업을 선언했지만 내용상으로는 지부별 파업형태를 띠고 있고, 협상이 타결된 병원들이 파업 대열에 동참하지 않아 12개 병원에서만 파업에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매일경제>는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노조의 발표는 ‘36개 병원’이 ‘12개 병원에 모여서 거점 농성’을 진행하는 것이다. ‘12개 병원에서의 거점농성’과 ‘12개 병원 파업’도 구분 못하고 있다.

<매일경제>는 합법파업이 가능한 병원 중심의 파업돌입을 놓고 “산별교섭력 강화라는 노동계 슬로건을 스스로 뒤집는 ‘꼼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산별차원의 교섭력을 스스로 약화시킬 수 있는 ‘자충수’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역시 일면 타당한 말이다.

문맥상으로 본다면 이 투쟁 전술이 “산별교섭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걱정하는 듯 하다. 따라서 산별교섭 강화를 위해 ‘사실상의 지부별 파업’이 아닌 ‘완전한 산별총파업’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기자 24시’를 쓴 기자는 같은 날 ‘파업권 남발…국민은 괴롭다’라는 기사에서 환자 가족의 인터뷰를 따서 파업을 비난하고 있다. 이 기자는 1년여 전에도 ‘불안해서 환자 엑소더스’라는 제목의 기사(2004년 6월14일자)에서도 파업 이유 등은 설명하지 않고 ‘환자불편’만 부각했다. ‘환자 불편’을 내세우며 노조 파업을 비난하면서, 한쪽에서는 ‘산별교섭력 약화’를 걱정하는 척 한다.

최근 귀족노조를 비난하는 언론에 대해 노동계에서는 “보수언론이 배고프고 가난한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한 적 있냐”는 핀잔이 나오기도 했다. 마찬가지다. <매일경제>가 언제 산별노조와 산별교섭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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