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를 위한 2차 범국민대회가 평택에서 열린다. 평택미군기지확장 저지투쟁에는 지역주민과 노동계를 비롯해 범시민사회단체가 참가해 사회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통일운동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이 2차 범국민대회 개최를 앞두고 노동자들의 많은 참여를 호소하는 글을 보내 왔다. <편집자 주>


평택 팽성읍 대추리 일대 드넓은 평야를 차지하고 있는 미군기지(K-6)에 대낮같이 밝은 조명에 켜질 무렵 주민들은 철조망과 마주한 비닐하우스에서 어김없이 작은 촛불을 밝힙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진행한 촛불행사는 어느덧 300일을 훌쩍 넘겼습니다. 그 바쁜 농번기에도 한 번 거르지 않고 촛불을 든 평택 주민들은 오늘도 자기 땅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역사를 써 나가고 있습니다.

60~70대 노인들이 대부분인 이 곳 주민들은 국방부의 토지강제수용절차에 맞서 조사차량 밑에 드러눕기도 하고, 지팡이를 겸한 막대기를 들고 ‘규찰’을 서는 등 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런 노인들의 절박한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물짓게 합니다.

땅이 비옥하여 특등과 1등급의 쌀만 생산되는 이름도 아름다운 ‘황새울’ 들녘! 홍수와 가뭄이 없고, 경지정리와 관개시설이 완비되어 최적의 조건을 갖춘 절대농지를 미군기지와 골프장을 만들기 위해 내준다고 합니다. 이 땅은 50여 년 전 미군에게 강제로 쫒겨난 주민들이 지게와 가래로 피땀 흘려 새로 가꾼 땅입니다. 그러는 동안 정부가 한 일이라고는 고작 등기내주고 세금 받아낸 것밖에 없습니다. 그런 정부가 이제 와서 농민들에게는 목숨과도 같은 농토를 빼앗아 미군에게 내주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인 규찰대’의 눈물겨운 활동

미국이 용산과 미2사단을 평택으로 옮기려는 이유는 K-55 공군기지와 평택항을 이용하여 주한미군의 신속기동능력과 정밀타격능력을 보장받기 위한 것입니다. 이제까지 대북 방어적 성격의 붙박이 군대를 아시아∙태평양 지역 어디든 공격할 수 있는 신속기동군으로 만들고 특히, 미국이 노리는 핵심 목표인 북을 선제공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한, 잠재적국인 중국을 포위하고 봉쇄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입니다.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투쟁은 최근 대중적 반미자주화투쟁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이 사안이 미국의 사활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이자, 우리 입장에서는 우리 주권과 생존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상당수 국민들이 이 사안을 알고 있고 농민 땅을 빼앗아 미군기지로 바치는 것에 대하여 국민들이 공분을 느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평택투쟁 승리를 위해 우리는 주민들이 똘똘 뭉쳐 싸우면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끝까지 투쟁하도록 주민 촛불행사 참가, 기지순례, 농활참가, 자매결연 등을 통하여 평택의 상황을 몸소 느끼고 주민과의 생활적 결합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평택지킴이사업 등의 사업을 통해 평택 미군지기확장의 문제점과 위험성을 전국적으로 널리 알리고 언론, 인터넷 등을 활용하여 이 문제를 국민적 관심사로 만들어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민중세력의 중심, 노동자가 앞장서야

주민 생존권을 짓밟고, 우리 민족의 운명에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저지하기 위해 140여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평택범대위)를 구성하고, 지난 3월 5일 출범식 및 제1차 범국민대회를 치렀습니다.

평택범대위는 ‘생명과 평화의 땅, 10만 평택지킴이 모집사업’을 진행하고, 7월10일에는 1만여명이 참가하는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한반도 전쟁반대! 710평화대행진’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이 행사를 통하여 평택미군기지확장 저지투쟁의 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 땅 민중세력의 중심인 노동자가 앞장서서 평택지킴이사업과 710대회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평택미군기지확장 저지투쟁을 국민적 투쟁으로 상승·발전시켜내는 데 한 몫 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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