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김태환 열사가 자본이 창출한 가장 악랄한 고용형태인 특수고용노동자의 생존권 싸움에 자신의 몸을 던져 저항하다 산화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계급적 단결의 전형을 보여줬던 김태환 열사. 우리 노동자들은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그의 죽음 앞에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 한국노총은 100만 동지의 분노를 모아 총파업을 채비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21일 산별대표자회의와 중앙집행위를 통해 7·7 총파업을 결의하고 지도부는 연일 현장을 누비며 숨가쁘게 현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총파업을 2일 앞둔 5일 현재, 분명 한국노총의 총파업은 비장하게 준비되어지고 있으며 조직적 긴장감은 드높아지고 있다.

김태환 열사의 죽음 앞에 이 땅의 노동정책을 책임지는 주무장관은 “나와는 무관한 사건이다.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일어난 사건”이라며 “분규 현장에 가지 않는 것이 내 원칙이다. 노동부 직원들도 현장에 가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열사의 열정 앞에 조문은커녕 비열한 자본가의 모습 그대로 노동자들을 조롱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열사를 살해한 자본은 교섭을 뒤로 하고 책임지지 않겠다며 야반도주를 했다. 더불어 수구언론들은 현재의 열사정국 속에 노정간의 갈등을 부채질하며 한국노총의 고립무원을 더욱 고착화 시키고 있다.

열사의 살인만행 앞에 아무도 책임지는 이 없는 이 땅의 모순을 바로 잡기 위해,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노동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또한 흘러간 진보학자의 변절의 수사(修辭)가 노동정책으로 수반되고 있는 현 정권, 이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우리 한국노총은 금번 총파업을 준비하게 됐다.

한국노총의 총파업은 현재 놓여 있는 열사정국의 상황에서 노동진영의 연대의 틀을 확대하기 위한 노동자의 최소한의 노력이며 필연적인 전술이었다. 비정규직과 연대를 투쟁의 최우선과제로 삼고 그들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인지하려는 노력이 열사정신 계승의 화두이며 목적이다. 노동자, 우리 스스로는 이를 지속적 의지로 표출해내야 한다.

우리는 이번 7월7일 총파업을 통해 대중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비정규직의 확산을 막고 그들의 실질적 노동조건들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열사의 영정 앞에 헌화할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가 곳곳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본과 보수정치권력에 의한 노동의 예속화는 더욱더 빨리 우리 노동자들의 목줄을 죄어 온다는 사실을 이 땅의 민중들에게 알려낼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총파업에 대한 이견들, 현실적 방법론에 대한 시각차들을 이러한 정세인식의 공유를 통한 연대의식 강화로서 조직해나가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분배에 대한 시급함과 중요성을 가당치도 않게 비판하고 있는 노동부 장관. 연일 수구기득권에 가까운 발언을 내뱉으며 친기업, 반노동자적 경향성을 노골화 하고 있는 김 장관의 독설에 열사는 한번 더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우리는 이에 대한 규탄을 오는 7일 토해낼 것이다.

또한 우리 안의 독선으로 분열을 자초해 왔던 이 땅의 모든 노동계급이 총파업에 함께 나섬으로써 노동계급의 화해와 연대를 구축해나가야 할 것이다. 7일 총파업은 한국노총뿐만 아니라 이 땅의 노동계급이 조직해내야 하는 것이다. 내 자신은 물론 향후 우리 노동자들의 아들 딸 중 하나는, 아니 둘 모두 심한 차별과 소외를 강요당하는 기타국민 신분으로 고착화되어 제2의 김태환, 제3의 김태환의 분노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파국을 막기 위해 광화문에 모여 치열하게 고민 해보자는 것이다.

“정의가 바로서지 않는다면 차라리 이곳에서 모든 것을 묻으리라”며 가슴 처연하게 산화해간 김태환 열사. 그의 참혹한 시신 앞에 세상의 주체가 노동임을 알려내는 정당한 ‘노동자의 분노’들이 7월7일 오후 1시 광화문에 집결하여 조직된 공고한 하나의 강력한 힘으로 표출될 때 비로소 열사정신계승의 구호는 실현될 수 있다.

한국노총의 총파업은 가슴이 넓었던 아빠를 잃은 딸 지수양 앞에 노동진영이 수양부모로서 응당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며 책무이다.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주성을 확보하고 연대와 참여를 통해 노동의 희망을 만드는 일, 그것은 7월7일 총파업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앞선 간 열사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또한 인간의 체온을 잃어버린 자본에 의해 살해당한 김태환 열사의 시신 앞에, 우리 노동자들이 해야 할 복수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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