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컸다."

국내 한 연구기관의 상반기 경제에 대한 총평이다. 올 초 소비자 및 기업의 경제회복 심리는 급속하게 호전된 반면 실물경기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한 것. 건설 및 설비투자의 급격한 위축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올 하반기 역시 고유가, 재고증가율 상승 등 부정적 요인으로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점쳐졌다.

29일 한국금융연구원은 '2005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작년 말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낮춘 연평균 4.3%로 하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2005년 들어 실물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소비자 및 기업의 경제심리는 연초부터 급속히 호전됐다"며 "수출둔화를 내수회복이 상쇄하지 못했다"고 올 상반기를 평가했다.

지난해 4/4분기 민간소비가 사상 최장기간인 6분기 연속 감소세를 마감했지만 증가세가 완만했고 게다가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급격히 위축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

설비투자도 지난해 2/4분기와 3/4분기 중 6%대의 증가를 기록했지만 4/4분기와 올 1/4분기에는 각각 2.5%, 3.1% 증가에 그쳤다.

보고서는 "지난해 4/4분기 이후 건설 및 설비투자의 위축은 모처럼의 소비증가가 전반적인 내수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유가 급등, 재고증가율 상승 등 향후 경기 회복에 있어 부정적인 요인도 다수 등장한 상태를 감안해 올 하반기 전망도 가급적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한다는 것이 금융연구원의 판단이다.

경제성장률로는 상반기 3.5%, 하반기 5.1% 성장을 예상했다. 하반기 민간소비가 4% 가까운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GDP 성장률에는 못 미쳐 연간으로는 3.1%가 될 것이란 전망.

소비회복세와 환율하락에 따른 수입설비의 증가로 설비투자는 연 8.3% 증가하고, 건설투자는 연평균으로는 1.7% 감소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폭은 축소될 것으로 예견됐다. 수출은 작년 증가율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연 10.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금융연구원은 하반기 경제에 대해 보수적으로 전망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타 연구기관에 비해서는 여전히 낙관적인 수준이다.

지난 22일 LG경제연구원은 당초 성장률 전망치 4.3%를 4.1%로 낮췄다.

한국은행과 삼성경제연구소도 각각 4.0%, 3.7%의 성장률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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