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 부자들 자녀들이 꿀꿀이죽 먹었으면 난리가 났겠죠.” 대부분이 노동자, 서민들인 ‘가난한 동네’ 강북의 학부모들은 돈 없는 설움에 더해 행정관청의 ‘무사안일’과 어린이집 원장의 ‘인면수심’에 치를 떨었다.

어린이집 아이들의 식중독, 구토, 장염, 피부병, 물 사마귀 등의 증세를 불러와 온 국민의 분노를 샀던 ‘꿀꿀이죽 사건’. 이 일이 알려진 지 열흘이 지나도록 감독관청인 강북구청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학부모들의 분노를 사고 있었다.  

단무지, 햄, 게맛살, 칼국수, 떡, 김…. 아이들의 영양식(?)에 들어갔다는 먹다 남은 도시락 잔반 불량재료들이 도로 위에 펼쳐진다. “돈가스가 없잖아.” “가래떡도 넣어야지.” “라면도 넣고 김치, 깍두기도 넣어요.” 22일 오전 11시 서울 강북구청에 모인 고려어린이집 학부모들이 일명 ‘개죽’ ‘꿀꿀이죽’을 만드느라 부산하다.

왜 죽을 끊이는 것일까? 학부모들은 할말이 많은 듯 했다. “우리 아이들이 이런 걸 먹었어요. 구청 담당자들도 이거 먹어보란 얘기에요.” “그래도 우린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로 죽을 만들진 않잖아….” 돌이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통이 터지는 듯 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호기심에 쳐다보며 한마디씩 거든다. “이거, 정말 ‘꿀꿀이죽’이구만.” “기가 막히네. 허. 참.” “이래서야 어디 마음 놓고 (어린이집) 보낼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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