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비정규법 노사정 대화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 잘 되고 있는지 아닌지 도통 알기 힘들 정도입니다. 사용자단체들이 극도로 언론 기피증을 보이고 있어, 회의 참석자들 모두 회의 시간과 장소를 ‘쉬쉬’하고 있답니다.

- 16일 회의에서는 어떻게 알고 왔는지 방송사 기자들이 회의장을 찾았는데요, 사용자단체 참석자들이 이를 빌미로 2시간 가까이 회의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답니다.

- 그래서 이날 회의에서는 40분 동안 누가 언론사에게 미리 시간이나 장소를 알려줬냐는 책임공방만 벌이다 헤어졌는데요. 사용자단체에서는 민주노총이 홈페이지 등에서 조합원들에게 회의 내용을 추후에 공개하는 것까지도 문제 삼았다고 하네요.

- 회의를 하는지 안 하는지도 세상이 모르게 해야 하고, 회의 결과가 있는지 없는지, 어떤 것인지도 공개하지 않아야 한다는 그 ‘요상한’ 이유도 알 수 없거니와, 그런 태도로 나라의 법을 만들어보겠다는 발상은 도무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인지 한심스럽기조차 하군요.

- 하긴 5공화국 때는 국보위 밀실에서 뚝딱뚝딱 법도 잘 만들었지요. 지금 사용자단체들이 그런 법 만들자는 것인지 어떤지 태도를 분명히 할 때가 된 것 같군요.

금속노동자 끈끈한 ‘의리’로 연행조합원 전원 구출

- 3박4일간 서울과 청주에서 진행됐던 금속노동자 총집결투쟁 중 하이닉스-매그나칩 조합원들이 경찰에 연행됐다가 이름 석자만 쓰고 풀려났다지요.

- 예, ‘하이닉스 사태해결을 촉구’하며 1박2일간 청주에서 노숙농성을 벌였던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금속노동자들이 그 주인공들인데요. 이들이 16일 오후 6시께 이원종 충북도지사 면담을 촉구하며 도청 앞 사거리를 점거하자 경찰이 35명의 조합원들을 ‘불법집회’를 이유로 연행했습니다.

- 이에 격분한 금속노동자들이 ‘연행자 석방’을 촉구하며 도청 앞 사거리에서 연좌농성을 이어가자 경찰이 ‘관련자를 모두 풀어주겠다’고 약속해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했는데요. 마무리 집회가 끝나도록 연행자가 석방되지 않자 오후 8시께 다시 도청 앞 사거리를 점거, 결국 연행된 조합원들은 자정이 지나면서 모두 풀려났다고 합니다.

- 이날 집회에 참여했던 금속노동자들은 다음날 단위사업장 일정이 있음에도 조합원들의 석방될 때까지 대오를 이탈하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고 하는데, 아마도 연행됐던 조합원들의 풀려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금속노동자들의 동료에 대한 끈끈한 의리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고 김선일씨를 추모하며

- 세월이 빠르다는 말, 요새 정말 실감 납니다. 기억하시나요? 지난해 이맘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요?

- 예, 지난해 한국군 이라크 파병과 맞물려 지난해 6월22일 김선일씨가 피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요. 고 김선일씨가 피랍된 뒤 무사귀환을 바라는 국민들의 바램도 소용없이 말이죠. 당시 고 김선일씨는 죽기 전 이라크 파병을 중단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으나 정부는 끝내 파병을 강행했습니다.

- 고 김선일씨 1주기를 맞아 요새 시민사회단체의 움직임이 분주한 듯 하네요. 지난 18일 이라크국제전범재판참가단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1주기를 앞두고 대학로에서 ‘종전과 철군을 위한 평화난장’을 벌였답니다. 이들은 이날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중단하라고 절규하며 죽어갔던 고 김선일씨의 육성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며 “1년이 지난 6월, 이라크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노무현 정권은 파병을 지속하고 있다”고 규탄했습니다.

- 또 오는 26일에는 이라크파병반대국민행동이 고 김선일씨 1주기를 맞아 대학로에서 반전행동을 벌이고 광화문까지 행진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 고 김선일씨가 억울하게 죽어간 지 1년이 흘렀건만 아직도 현실은 변한 게 없네요. 정부는 파병을 철회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연장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공언을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고 김선일씨의 죽음을 기억하는 한 전쟁을 중단하겠다는 의지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을 정부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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