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열사가 돌아가신지 3일째 되는 16일 한국노총은 사고 현장인 충주 앙성면 능암리 사조레미콘 공장 정문 앞에서 ‘고 김태환 열사 살인만행 제2차 규탄집회’를 열고 책임자 처벌을 재차 촉구했다.

한국노총 조합원 3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부터 ‘살인 만행 책임자 처벌’과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보장’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연 뒤 오후 3시40분께 충주시청으로 다시 이동해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집회에서 유재섭 한국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빈 후 “열사의 뜻을 따라 한국노총은 정부와 자본에 대항, 승리를 위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6월 비정규 법안 재협상을 승리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중앙과 지역, 현장이 힘을 합쳐 싸워나가자”고 강조했다. 또한 유 부위원장은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문제해결을 위해 한국노총 모든 조직의 힘을 모아 지속적인 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이 참석해 이 투쟁에 연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단 의원은 “지난 2000년 레미콘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투쟁을 했을 때 정부와 자본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해결했다면 이처럼 불행한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저 또한 이 사건을 접하고 자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단 의원은 “그러나 이 때문에 정부와 자본에 대한 분노는 더욱 크다”며 “‘김태환 열사의 뜻을 잊지 말자’는 구호 그대로 모두 함께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그리고 특고 노동자들이 사회적, 제도적으로 차별받지 않도록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국노총은 충주시청 앞 김태환 열사의 분향소에서 재차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노동·민중·시민단체와 연대해 ‘고 김태환 열사 사인 진상규명과 특수고용직 노동자 노동3권 보장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가칭)’를 구성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은 이용득 위원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민중·시민단체 대표들이 평양을 방문 중인 관계로 17일 먼저 이들 단체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또 이들 대표자들이 돌아오면 회의를 열어 오는 18일 오전까지 구성 논의를 마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충주시민에게 이 사건을 널리 알리고 애도와 추모의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17일에는 오후에 하던 집회를 대신해 저녁에 한국노총 산하 사업장 노동자와 가족,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추모 촛불집회를 개최키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노총은 17일 오전부터 이를 홍보하는 유인물을 나눠주며 선전전을 진행하여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정광호 사무처장은 이날 집회에서 “오는 18일 있을 ‘고 김태환 열사 살인만행 규탄 및 특수고용직노동3권 쟁취 전국노동자대회’는 2만명의 조합원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진상규명 위해 당과 국회에서 제기할 것"
김태환 열사 사망 이후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이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으로 현장을 방문, 사건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단 의원은 16일 한국노총 주최로 사조레미콘 공장 정문 앞에서 열린 규탄집회에 참석해 연대발언을 한 이후 곧바로 사건이 일어난 현장을 찾아 설명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이용식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이 함께 했으며 한국노총에서는 당시 사고를 목격했던 하정수 비정규실장이 사건 현장을 안내하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단 위원은 김태환 열사가 처음 차 밑으로 빨려 들어간 곳에서부터 차에 치이며 마지막에 시신이 놓여져 있던 약 6m 정도 되는 거리를 왔다 갔다 하며 당시 정황을 하나하나 자세히 물었다. 특히 단 위원은 “당시 경찰들이 서 있었던 자리가 어디였느냐”, “경찰 수는 얼마나 됐었냐”를 물으며 이에 대한 큰 관심을 보였다. 이에 하정수 실장은 각각의 경찰이 서 있던 자리를 손으로 하나하나 지적하며 “한국노총이 찍은 영상물에 이들의 위치가 정확히 잡혀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단 위원은 “충주시장과 경찰서장 등을 만난 뒤 명확한 진상규명을 위해 당과 국회 차원에서 이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할 것”이라며 “김태환 열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나부터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30여분간 현장 설명을 들은 뒤 오후 4시께 한창희 충주시장을 면담하기 위해 시청으로 향했다.


이날 단 의원의 방문에 대해 현장에 있던 한 조합원은 “단병호 의원이 내려와 현장에서 조사를 벌이니 괜스레 힘이 더 생기는 기분”이라고 심정을 밝히며 “조사가 잘돼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9신> 한국노총, 열사 투쟁 적극 나서는 이유는
내외 모두 ‘매우 이례적’ 평가…‘대화와 투쟁’ 노선 굳어지나 분석도


김태환 열사가 돌아가신 이후 한국노총은 연일 강행군에 나서고 있다. 충주시청 앞 농성장은 물론 고인이 모셔진 충주의료원, 그리고 충주지역지부에서는 한국노총 간부들과 조합원들의 철야농성이 16일로 3일째 계속 이어지고 있다. 또한 한국노총 중앙 간부들 대부분이 충주에 상주하면서 모든 활동의 최전선에 서고 있다.

이같은 한국노총의 모습은 내외부 모두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노총에서 근 20여년을 활동해 온 한 이도 “이렇게 한국노총이 적극적으로 ‘열사투쟁’에 나선 것은 사실상 처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외부에서도 ‘매우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이 이번 김태환 열사 투쟁에 매우 열성적으로 나오고 있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가고 있다.



한국노총이 이번 열사투쟁에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이유는 우선 ‘한국노총 간부가 회사쪽이 고용한 용역 차량에 치여 숨졌다’는, 사건이 일어난 정황의 심각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일단 한국노총 간부가 투쟁 과정에서 숨을 거둔 것은 노총 역사상 처음으로 그 사실 자체도 무척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더구나 열사의 죽음이 회사가 사실상 파업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고용한 용역 차량에 치여 숨졌다는 것에 대해 한국노총의 분노감은 크다.

이같은 이유에 따라 김태환 열사의 죽음을 ‘사실상 살인에 의한 사망’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한국노총의 태도도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인식의 근간에는 ‘사고 자체의 참혹함’도 작용하고 있다. 차체 무게만 약 12톤에 이르는 레미콘 차량에 깔린 김태환 열사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모습으로 죽었기 때문. 특히 이 장면이 이상진 한국노총 홍보부장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혀 동영상으로 공개돼 많은 사람들의 울분을 사고 있다.

또한 사무총국의 일부 간부들이 당시 사건 현장에서 이 사건을 직접 목격한 것도 사소하지만 중요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당시 투쟁 지원을 나갔던 정광호 한국노총 사무차장과 하정수 비정규실 실장 등 사무총국 간부 10여명은 사고 당일 울분을 참지 못하고 연일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큰 흐름 속에서는 이용득 집행부가 들어선 이후 지난해 ‘천막노총’ 구성과 전국노동자대회, 올해 양대노총 위원장 단식 투쟁 등 대화와 투쟁을 병행한다는 한국노총의 입장이 여러 노동현안을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보다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들도 있다.

한국노총은 그간 ‘합리적 노동운동’ 혹은 ‘실용주의적 노선’을 걸어왔다고 하지만 사실 ‘노사 혹은 노정간 협조주의’라는 비판도 없진 않았다. 그러나 97년 노동법 개악 저지 총파업 이후 한국노총은 이같은 노선의 정립을 위해 힘써왔으며 이용득 집행부의 등장으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정길오 한국노총 홍보선전본부장은 “한국노총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노선을 걸어오면서 대화를 중시해 왔지만 노동자의 이해에 반하는 문제에 대해선 단호히 투쟁을 해 왔다”며 “한국노총이 투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오해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본부장은 “이번 사건은 한국노총 간부가 회사가 고용한 용역 차량에 의해 살해된 것”이라고 규정하며 “노조활동과 노동운동의 근간을 흔들정도의 심각한 사안인 만큼 이런 행태들에 대해선 단호하게 맞서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외부적으로는 민주노총이 적극적인 연대투쟁 의사를 밝히는 등 노동·민중·사회 단체들의 연대활동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노총의 내부적 고민 이외에 이같은 외부단체들의 적극적인 연대는 향후 이 투쟁의 방향을 결정할 주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8신> 한국노총, 충주 시장과 경찰서장 잇따라 면담
김 지부장 죽음 책임 소재 놓고 공방…사고 운전사는 구속 영장 청구



한국노총은 15일 ‘고 김태환 열사 살인만행 규탄 대회’를 여는 도중 한창희 충주시장과 김남칠 충주서장을 잇따라 면담하고 고인의 죽음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3시께 한창희 충주시장을 면담해 항의서한을 전달한 뒤,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에 대해 방관해 온 태도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이 자리에서 백헌기 사무총장은 “27일간 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왔는데 어찌 시장으로서 그럴 수가(방관할 수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으며 정영숙 한국노총 조직본부장 또한 “생존권을 걸고 하는 싸움이 애들 장난이냐”며 “노력만 했다면 해결되지 않을 문제는 아니었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한 시장은 “(김 지부장과는) 개인적으로 친한 관계라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몇 번 만났고 노력도 했지만 잘 안됐다”고 답변했다. 이어 한 시장은 “유가족 보상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도와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한국노총 대표단은 오후 5시께 충주경찰서를 항의 방문하고 사전에 김태환 열사의 죽음을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따져 물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노총 대표단과 김남칠 충주서장 간에 경찰의 사건 책임여부를 두고 공방이 벌이지고도 했다. <사진>


한국노총 대표단들은 “노조원들이 레미콘 차량 주변에 있었음에도 경찰이 사고를 낸 차량에 출발을 지시해 김 지부장이 결국 봉변을 당하게 됐다”고 주장하며 “이같은 사실은 당시 한국노총이 촬영한 동영상에도 찍여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서장은 “경찰이 사고 발생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은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 서장은 “고인의 죽음에 대해 애도하고 서장으로서 책임을 느끼지만 이런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같은 공방이 오가자 한국노총은 결국 항의서한만을 전달하고 경찰서를 나섰다.

이날 면담을 끝내고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김 지부장의 죽음에 대해서는 진상규명을 분명히 해 책임이 있는 자는 그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강조키도 했다.

한편 충북 충주경찰서는 김태환 한국노총 충주지역지부장을 치여 숨지게 한 운전사 최아무개(27)씨에 대해 15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7신> 노동연대의 ‘상징’으로 돌아오는 김태환 열사
한국노총 “특수고용직 문제 비정규법안 협상과 연계”


김태환 열사의 죽음이 6월 노동계 투쟁의 ‘폭풍’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노총은 회원조합대표자와 전국시도지역본부의장, 상집간부들이 참여하는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이 ‘열사투쟁’을 전조직적으로 받아 안고 전국적인 투쟁으로 만들어 나가기로 공식 결의했다. 민주노총 또한 한국노총에서 결의된 일정에 맞춰 최대한 연대투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이번 ‘열사투쟁’은 레미콘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받아 안고 특수고용직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고 있어 6월 비정규 협상 등 노사정 관계에 새로운 획을 그어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전 11시 한국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김태환 열사투쟁’을 전조직적인 과제로 받아 안고 투쟁을 전국화시켜 나갈 것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은 전 산별노련과 지역본부에 분향소를 설치, 많은 조합원들이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했으며 동시에 공동모금운동을 전개해 투쟁기금을 확보하는 한편 레미콘 노동자의 현실을 선전해내는 활동에 돌입키로 했다.



또한 한국노총은 매일 오후 2시에 충주시청 앞에서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책임자들을 규탄하고 그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토요일인 오는 18일에는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 등 모든 연대단체들을 조직해 ‘열사정신계승과 특수고용직 노동자 노동3권 쟁취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가칭)를 대규모로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노총은 이날 회의를 통해 이번에 불거진 ‘특수고용직 문제’를 ‘비정규 노사정 협상’과 연계해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6월 비정규 노사정 협상은 이번 투쟁으로 인해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민주노총 또한 이날 한국노총의 회의 결과에 따라 연대투쟁에 나설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석행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한국노총의 회의 결과를 민주노총도 받아 안아서 공동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며 “이와 함께 민주노총에서도 이번 투쟁을 담당한 간부를 충주 현장에 직접 내려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이석행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의 말을 전하며 “민주노총도 함께 연대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있었던 한국노총의 ‘고 김태환 열사 살인만행 규탄 대회’에는 민주노총 건설운송노조와 화물연대 간부 및 조합원들이 참여해 연대의 의지를 다졌다. ‘특수고용직’이라는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이 6월 임단협 투쟁과 맞물어 ‘열사투쟁’에 결합한다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이날 집회에는 이용식 민주노동당 최고의원도 참석해 연대의사를 밝혔으며 민중·시민단체들의 연대 성명도 줄을 이었다.

정광호 한국노총 사무차장은 “한국노총은 먼저 고인을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자를 처벌하는데 집중하는 한편 특수고용직 문제 해결을 위해 점차 투쟁 수위를 높여나갈 것”이라며 “모든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열사의 뜻을 이어 받는 투쟁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6신> “김태환 열사여! 동지의 뜻 따르리라”
청주시청 앞 결의대회 1천여명 참여…충주시장에 항의서한 전달



“열사정신 계승하여 노동3권 쟁취하자!” ‘고 김태환 동지 살인만행 규탄 대회’<사진>가 15일 오후 2시 고인의 분향소가 차려진 충추시청 앞에서 1천여명의 한국노총 조합원들과 민주노총 건설운송노조와 화물연대 등 연대단체 조합원 및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됐다. 분향소가 차려진 충주 시청 주변에는 레미콘 차량 수십 대가 시위를 하듯 도열해 있었다.

“원청사용자 책임을 인정하라!” “특수고용 노동자에게 노동3권 보장하라!” “총파업 투쟁으로 권리보장입법 쟁취하자!” 청주시청 앞에 모인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열사의 죽음 앞에 이같은 구호를 외치며 결연한 투쟁의지를 불태웠다.


레미콘연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오 가장 앞자리에 앉았고, 한국노총 각 연맹과 지역본부 간부들과 조합원들이 그 뒤를 이었다. 사회자의 구호를 선창하면 참가자들은 “열사정신 계승투쟁! 총력투쟁!” 후렴구로 뒤이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총장(비대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교섭을 거부하고 대체고용까지 자행한 사용자와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방치해 온 정부가 결국 김태환 열사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며 “열사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에게 분명히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규탄사에서 김한성 충북본부의장은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굳건히 한 데 뭉쳐 끝까지 투쟁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용식 민주노동당 최고위원도 참석해 김태환 열사의 죽음에 대한 애통함을 표현하며 연대의 뜻을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특수고용사업장에서 파업시 대체 근로를 투입하는 것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일로 이번 열사의 죽음은 사고가 아닌 의도된 사망으로 봐야 한다”며 “반드시 사용자와 노동부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도중 참가자들은 충주지역 레미콘 3개사가 파업 중인 노동자들에게 사실상의 해고통지서를 보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 자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규탄키로 했다. 특히 이들은 공문에 그려진 ‘가위 그림’과 관련 “이것은 노동자의 목을 자르겠다는 것이 아니면 무엇이겠냐”고 분노감을 표출했다.


기자회견 뒤 백헌기 사무총장과 총국 및 지역본부 간부 10여명은 충주시청 3층 시장실을 찾아 한창희 시장을 면담하고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사진> 이 과정에서 전경들이 청사 내에 있었지만 물리적인 충돌로 인한 사고를 우려한 듯 길을 터주어 면담이 성사됐다.

이 자리에서 백 사무총장은 “27일간 시청 앞에서 텐트를 치고 교섭을 요청했음에도 시장이 진지한 대화도 없이 이를 방관해 왔다”는 것에 항의했으며 한 시장은 “몇 차례 만났고 열심히 노력은 했는데 잘 안됐다”고 답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3시50분 현재 집회를 마치고 도보로 20여분 거리에 있는 충주경찰서로 향했으며 경찰서장을 만나 사건 현장에서 수수방관한 경찰들의 징계를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5신> 레미콘 회사, 조합원 47명 전원에게 사실상 해고 통보
김태환 열사 죽음 사흘전 보내…“회사가 이렇게까지 나올 줄 몰랐다”



김태환 열사의 죽음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레미콘 3개 업체가 파업 중인 노동자 47명 전부에게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계약 해지하겠다’는 통보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매일노동뉴스가 레미콘 3개 업체 노조로부터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대흥과 하림, 사조 등 충주지역 3개 사는 ‘복귀하지 않을시 계약 해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열사가 돌아가시기 사·나흘 전인 지난 11일과 10일에 걸쳐 발송했다. 이 공문은 각각 3개 사의 이름과 함께 찍혀있는 직인만이 다를 뿐 내용은 똑같아 사실상 이들 업체들이 함께 논의해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공문에 찍은 방송일자 역시 대흥이 10일, 사조와 하림은 각각 11일로 유사하다.

이들 레미콘 노동자들은 회사 쪽과 1년 단위 고용관계를 맺고 있으며 기간은 계약 당해연도 7월1일부터 계약 다음해 6월30일로 돼 있다. 이들 3사의 계약기간이 통일 된 것 또한 지난해 회사 쪽이 계약기간이 다름에 따라 서로 간 임금협상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을 줄이기 위해 수정한 것.

이들 3개 업체는 이 공문에서 “위 계약기간 중 귀하의 계약불이행으로 당사에서는 레미콘 판매가 이뤄지지 못함으로 인하여 기존 거래처의 이탈현상 등 당사에 막대한 피해와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며 “계약 내용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며 오는 16일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을시 계약불이행 및 계약해지로 간주하여 계약위반에 대한 손해배상 및 법적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임단협 체결은 절대 안 되며 복귀하지 않을 시에는 해고는 물론 그 책임까지 묻겠다는 내용.

특히 사조레미콘에서 일해 온 김아무개 조합원이 받은 공문에는 ‘너를 자르겠다’는 뜻을 담은 듯한 ‘가위 그림’이 그려져 있어 조합원들에게는 사실상 정리해고 통지서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사진>



이 공문은 열사가 돌아가신 14일 일부 조합원들에게 집으로 우편 통지됐으며 15일까지 거의 모든 조합원이 이같은 통지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태환 열사가 돌아가시면서 이같은 통지가 전달되자 사실상 ‘불에 기름을 붙는 격’이 됐다. 김태환 열사의 죽음으로 비통과 울분으로 가득 찬 마음에 자신의 생계줄마저 자르겠다는 회사 쪽의 협박이 이들의 분노를 더욱 키운 것. 조합원들은 회사 쪽에 배신감과 분노감을 표출하며 “죽기 살기로 싸우겠다”는 의지를 더욱 다졌다. 특히 3개 사업장 중 유일하게 임단협이 있는 대흥의 경우 계약기간은 있지만 계약서 상에 ‘계약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임단협이 체결될 때까지 계약기간은 유효하다’고 명시돼 있어 해고통지에 따른 배신감은 더욱 크다.

김동환 대흥레미콘 위원장은 “그래도 회사가 파업이 길어지면 협상에 나올 줄 알았는데 회사쪽이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정말 몰랐다”며 “회사에 대한 배신감만 커졌다”고 심정을 밝혔다.



<4신> “비정규직 노동3권 보장할 때까지 강력투쟁”
한국노총, 사용자·경찰청장 처벌 촉구…노동·사회단체와 연대투쟁도 확대



한국노총은 15일 오전 11시부터 충주시청 정문 앞 분향소에서 24개 산별 회원조합대표자와 전국 16개 시도지역본부의장 연석회의를 갖고 곧바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사진>

한국노총은 기자회견을 통해 연석회의에서 결정된 요구사항과 향후 투쟁방침을 발표했다. 한국노총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자성을 부정하며 교섭을 거부하고, 대체고용까지 자행한 사용자와 현장에서 사태를 방조, 조장한 경찰 및 특수고용 문제를 수수방관해온 노동부가 이번 사건의 주범”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또 숨진 김 지부장에 대해 ‘열사’의 호칭을 부여할 것에 합의했으며 유가족들로부터 장례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요구사항으로 레미콘 사측에 고 김태환 열사의 죽음에 대해 사죄하고 노조의 모든 요구조건을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정부에 대해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노동3권을 실질적이고 완전하게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이와 함께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이번 사건을 야기한 사용자들을 엄중 처벌할 것과 현장에 있으면서도 사태를 방조, 조장한 경찰들을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연석회의에서는 정부가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는다면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 전 조직적 역량을 결집,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결의했다.

한국노총은 이를 위해 각 산별연맹과 시도지역본부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공동모금운동도 펼쳐 특수고용 등 비정규문제를 사회여론화 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선전전을 펼칠 방침이다.

잠시 뒤인 오후 2시부터 충주시청 앞에서는 ‘고 김태환 열사 살인만행 규탄대회’가 열릴 예정이며 대회 후 충주시와 충주경찰서를 항의방문할 계획이다. 한국노총은 또 오는 18일 ‘열사 정신계승과 특수고용직 노동자 노동3권 쟁취를 위한 전국 노동자대회’(가칭)도 개최키로 하는 등 충주시청 앞에서 매일 오후 2시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특히 비정규직 문제를 확산시키고 연대의 틀을 높이기 위해 민주노총 및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투쟁도 추진 중이다. 이미 민주노총 산하 전국비정규연대회의와 건설운송노조는 성명을 내고 “김태환 충주지부장 죽음의 근본적인 책임은 특수고용 비정규직의 절박한 요구를 외면하고 짓밟아온 노무현 정권에게 있다”고 강조하며 적극적 연대의사를 표명했다. 이들 노동단체뿐만 아니라 민중연대, 전농 등도 성명을 발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의사를 밝혀오고 있다.




<3신> 한국노총, "열사의 죽음, 정부·기업의 살인행위"
살인만행 책임자 처벌·특수고용 노동3권 보장 요구…'총력투쟁' 전국화 방침


한국노총이 고 김태환 충주지부장의 죽음을 계기로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3권 보장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투쟁을 전국화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다지고 있다. 특히 한국노총은 김 지부장의 죽음을 레미콘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대체고용까지 해 온 정부와 해당 기업에 의한 살인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내부 입장을 확정했다.

한국노총은 14일 오후 5시께 김씨의 죽음이 알려지자 백헌기 사무총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간부들이 긴급히 충주로 내려왔다. 고인의 시신이 모셔진 충주의료원에 모인 이들은 이날 오후 11시께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백헌기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고 김태환 열사 살인만행 규탄 및 특수고용직 노동3권 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합의하고 이후 대책에 대해 논의를 벌였다.


이날 논의를 통해 한국노총은 숨진 김 지부장에 대해 ‘열사’의 호칭을 부여할 것에 합의했으며 투쟁을 확대키 위해 유가족들로부터 장례식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한국노총에서 이렇듯 논란 없이 ‘열사의 호칭’을 붙이고 적극적인 투쟁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으며 관계자들은 한국노총이 ‘열사투쟁’에 나서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같은 방안에 따라 한국노총은 유가족들을 보호하고 함께 장례식 절차를 밟아나갈 인원들을 구성해 배치했으며 이외에 비상대책위 산하에 조직, 대협, 홍보, 기획, 교섭, 총무위원회 등의 위원회를 두어 실무적인 역할을 배분키로 했다. 각 위원회에는 한국노총 사무총국 간부들과 함께 지역본부 및 지역 단위노조 대표자들로 구성해 중앙과 현장단위간의 협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한국노총은 15일 오전 11시 24개 산별 회원조합대표자와 전국 16개 시도지역본부의장 연석회의를 충주지역에서 열어 이같은 방안들을 전 조직적으로 결의하고 투쟁을 전국적으로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15일 이후 매일 고인이 돌아가신 현장에서 이를 규탄하는 집회를 지속적으로 벌여나가기로 했다.

백헌기 비대위원장(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정부와 재계가 힘없고 가진 것 없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은 결과 결국 이같은 사태가 일어나게 된 것”이라며 “고인의 뜻에 따라 특수고용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앞서 사고 현장에서 울분을 토로하며 시신 수습을 거부하던 레미콘 3사 조합원들은 오후 7시께 시신을 충주의료원으로 옮긴 후 분향소를 설치했다. 충주의료원에는 밤새 한국노총 사무총국 간부들을 비롯해 각 지역본부 및 충주지역 노동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오후 12시께 자체 집회를 열고 고인의 뜻을 받들어 살인만행 책임자 처벌과 특수고용직 노동3권 보장, 충주근로복지회관 정상화를 위해 함께 투쟁해 나갈 것을 결의키도 했다.



<2신> 레미콘노조 3사 위원장 인터뷰
“회사와 시의 무관심이 김 지부장의 죽음 불러와”
임단협 체결은커녕 노동자성도 인정 못 받아…“개보다는 나은 대접 받고 싶다”


“임단협 협상을 거부하고 대체 용역 차량을 고용해 회사를 운영하던 회사 쪽이 결국 김태환 충주지부장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고인의 뜻을 이룰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서 꼭 승리하겠다.”

김태환 충주지부장이 사조 레미콘 회사 쪽이 고용한 대체 용역 차량에 치여 죽어간 14일. 이날 밤늦게 고인이 모셔져 있는 충주의료원 앞마당에서 충주 레미콘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김동환 대흥레미콘노조 위원장과 신승환 하림레미콘노조 위원장, 김종권 사조레미콘노조 위원장 등 3개사 노조위원장들을 만났다. <사진>

 ⓒ 매일노동뉴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노조조차 인정하지 않고 임단협 체결을 거부하고 있는 회사 쪽이 결국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갔다며 울분을 삭이지 못했다. 김 대흥노조 위원장은 먼저 “지난 8일 파업에 돌입한 이후 일주일째 충주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해 왔지만 회사 쪽 뿐만 아니라 시청의 그 누구도 우리의 목소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누군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였다면 이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레미콘 3개사가 파업에 돌입했지만 회사쪽은 임단협 체결은 물론 노조조차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거듭 표출해 왔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 또한 충주시에 문제 해결을 촉구해 봤지만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충주시청 앞 집회에서도 이들에게 돌아온 건 전경들의 곤봉뿐이었다.

김 사조노조 위원장 또한 “우리가 회사쪽에 임단협 체결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것은 기본적인 인간다운 삶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함”이라며 “이런 요구들을 무시한 것이 결국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날 사건 당시 이들은 사조 레미콘 회사 앞에서 용역 차량 운전수들에게 차량을 운행하지 말 것을 호소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들은 이것을 ‘용차홍보’라고 표현했으며 이들이 전달한 ‘협조문’에는 “충주지역노조 레미콘 연대는 이대로 가다가는 레미콘 노동자의 삶이 미래가 없음을 인식하고 나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 뭉쳐서 이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중략)…제발 도와주십시오. 용차 여러분이 도와주시면 승리합니다…(중략)…파업기간 동안만 용차를 운행하지 말 것을 부탁드립니다”라는 애틋한 문구들이 적혀 있었다.

신 하림노조 위원장은 “이번 파업은 사실 모든 레미콘 노동자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다”라며 “용역 차량을 운행하는 운전자들에게 우리 모두의 생존을 위해 용차를 운행하지 말 것을 호소하기 위해 선전물을 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사가 고용한 용역 차량 운전사들은 결국 이들의 호소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운행을 강행하다가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이들은 이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현장에 있었던 경찰들이 ‘팔짱만 낀 채 수수방관’ 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심지어 레미콘 차량이 김 지부장을 치고 달아나는 와중에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고 이들은 전했다. 신 하림노조 위원장은 “사람이 깔린 이후에도 차량이 멈추지 않고 그대로 돌진한 후 약 2~3km를 더 도망쳤다”며 “경찰은 ‘왜 저 차량을 잡지 않느냐’고 조합원들이 거세게 항의한 이후에야 경찰차를 몰고 뒤를 쫓아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들은 이같은 상황이 조합원 모두에게 목격된 만큼 경찰에도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강도 높게 이들을 비난키도 했다.

또한 이들은 노동자로 인정받을 수도 없고 임단협을 체결할 수도 없는, 이에 따라 인간적인 대접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노동현실에 대한 울분을 토로했다. 김 대흥노조 위원장은 “노동자도 아니고 노동조합을 만들 수도 없고 임단협도 체결할 수 없는 게 바로 우리의 처지”라고 토로하며 “특수고용직의 노동3권을 보장받기 위해 끝까지 싸워나가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김 사조노조 위원장도 “이번 사건을 발발하게 만든 사조 회사 사장은 정말 악덕 사업주며 이 같은 사람이 사장이라는 것이 충격적”이라며 “단체협약을 체결할 때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원래 사조 참치 회사에 주식을 갖고 있던 사조 레미콘 대표이사는 회사 주변의 빈 땅과 하림 레미콘 회사 주변의 밭과 야산을 사들였고 이를 통해 돈을 벌려고 하고 있다”고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사실상 레미콘 회사를 운영하기보다는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버는 사람”이라고 기업가로서의 자격조차 없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또한 “그가 키우고 있는 진돗개 8마리한테는 고급 참치를 주면서도 노동자들에겐 이런 것들을 제공한 적이 한번도 없다”며 “사조 노동자들은 이 개새끼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이어 “개새끼보다는 나은 대접을 받고 싶다는 게 작은 소망”라는 말까지 남겼다.

신 하림노조 위원장도 “고인의 뜻을 받들어 끝까지 함께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그리고 꼭, 꼭 승리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세명의 위원장과의 합동 인터뷰는 분노와 침통함, 울분이 뒤섞인 체로 1시간여 진행됐다. 이들은 “끝까지 싸워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다짐을 끝으로 남겼다. 그것만이 이들의 투쟁을 함께 하다 돌아가신 고 김태환 지부장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보답이기 때문이었다.



<1신> 파업중 노동자 사쪽 차량에 깔려 사망
김태환 한국노총 충주지부장 사쪽 고용한 레미콘 진입 막다 즉사


김태환 한국노총 충주지부장(41)이 파업 중인 레미콘 노동자들을 지원하다 사쪽에서 고용한 대체 차량에 깔려 사망하는 참변이 일어났다. 한국노총과 사건 목격자들에 따르면 14일 오후 5시께 충주에 위치한 사조 레미콘 회사 앞에서 집회를 하기 위해 기다리던 이 회사 레미콘 노동자들과 김 지부장은 사쪽이 대체 인력으로 고용한 레미콘 차량의 회사 진입을 막다가 차량에 깔려 현장에서 즉사했다.


이들은 김 지부장과 노동자들이 차량을 막기 위해 운전자와 회사 쪽이 고용한 용역들과 마찰을 벌이다가 김 지부장이 회사에 진입하려는 차량 앞을 막아섰음에도 운전자가 그대로 차를 몰아 사고가 발생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 지부장을 치어 사망케 한 운전자는 현장에서 붙잡혀 경찰서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현장에는 교통경찰과 정보과 형사 등 10여명 이상의 경찰들이 있었지만 노동자들과 대체 고용된 사람들이 실랑이를 벌이며 사고가 일어나기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또한 6시 현재까지 사쪽 관계자들은 현장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노동자들은 분노를 삭이지 못해 시신을 병원으로 옮기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현장에서 곧바로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향후 계획을 논의 중이다. 현장에 있던 한 노동자는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너무나 억울하고 울분이 치솟아 오른다”며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회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무기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심정을 전했다.

이에 앞서 ‘노동자성 인정과 임단협 체결’을 촉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뒤, 충주시청 앞에서 7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충주지역 3개사 레미콘 노동자들은 이날 오후 2시 충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청주시장을 면담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이에 따라 이들은 오후 4시30분께 집회를 마치고 시청에서 도보로 30분 거리에 있는 사조 레미콘 회사 앞에서 정리집회를 하기 위해 오후 5시부터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노총은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최선을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백헌기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즉시 구성하고 향후 대책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한국노총은 특히 이번 사건이 회사쪽이 노동자들의 파업을 무산시키기 위해 고용한 대체인력(차량)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것에 대해 더욱 충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의 발단이 결국 회사쪽이 레미콘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임단협을 거부해 왔던 것에 있는 만큼 회사쪽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목격자들에 의해 경찰 10여명이 현장에 있었음이 밝혀짐에 따라 사건을 방지하지 못한 이들에게도 그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사고로 사망한 김 충주지부장은 ‘충주시근로자종합복지관 운영 정상화’를 요구하며 청주시청 앞에서 26일째 천막농성을 벌여 왔으며 충주지역 3개 레미콘 회사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자 이들의 투쟁을 지원해 왔다.

김태환 충주지부장 - 위원장, 지부장, 지역협의회 사무처장 등 열성적 활동
"차분하고 온순하지만 원칙에 있어서는 단호했던 사람"
고인이 된 김태환 충주지부장은 한국노총 내에서도 상당히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국노총 사무총국 간부들은 김 지부장을 한국노총 위기의 순간마다 개혁을 외치면서도 이를 추진하기 위해 성실히 일했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특히 그는 일을 하는데 있어서도 열성을 보여 한국노총 52개 지역지부로 결성돼 있는 ‘지역지부협의체’ 사무처장을 맡아 활동을 해 오기도 했다.


고향 선배이기도 한 지은배 한국노총 중앙교육원 국장은 “노동운동에 대한 생각이나 실천력이 충주나 인근 제천에서도 따라갈 만한 사람이 없었을 정도로 진취적이고 열성적인 사람이었다”며 “성격은 차분하고 온순했지만 원칙에 있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는 사람”이라고 그를 기억했다. 한국노총 사무총국 사람들 또한 그를 “지역지부에서도 헌신적으로 활동했지만 노총이 어려울 때도 적극적인 발언으로 눈길을 끈 사람”이라며 “지역지부장이었지만 노총 전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그의 활동력을 평가했다.


66년생인 그는 충북 괴산 출신으로 괴산고를 거쳐 경북전문대 관광통역과를 졸업했다. 올해 충주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에 공부도 다시 시작한 상태다.


그는 91년 충주시에 위치한 수안보파크호텔 입사한 뒤 이듬해인 92년 충주 수안보파크호텔 노조를 주도적으로 설립하고 초대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현재까지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 99년에는 한국노총 충북지역지부장에도 당선돼 위원장직과 지부장직을 함께 수행해 왔다. 지난 2002년에는 노동자의 권익보호 등을 내세우며 충주시 칠금동에서 시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03년 신축된 충주시 근로자종합복지관이 시가 지원하고 있는 재정의 축소로 사실상 운영이 중단되자 이를 해결키 위해 1년여간 투쟁을 벌여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단식투쟁을 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지난달 18일부터 충주시청 앞에서 26일간 천막농성을 벌여온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충주 지역 레미콘 3개 사업장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이들의 투쟁을 지원하면서 함께 천막농성을 진행해 오다 이날 결국 변을 당하게 됐다.


부인과의 사이에는 초등학교 3학년인 딸 하나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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