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씨가 살아날 듯 살아나지 않아 정부를 애태우고 있다. 소비자기대지수가 석달만에 기준치를 밑돌았고 '5% 성장 불가론'이 공식화됐다. 관계당국은 하반기에 기대를 거는 눈치지만 수년째 반복되는 하반기 회복론이 이미 여러 차례 실망감을 안겨줘 시장은 냉담한 반응이다.

9일 통계청의 '5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와 비교해 6개월 후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는 99.2로 기준치인 100이하를 기록했다. 전달 101.3보다 2.1포인트 떨어져 3개월만에 기준치 이하로 내려앉은 것.

소비자기대지수가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6개월 후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이 현재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보다 높으면 그 반대다.

소비자기대지수는 지난 3월 무려 30개월만에 100을 넘어서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였으나 불과 3개월만에 기준치 밑으로 떨어졌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는 102.4로 전월 107.8보다 5.4포인트 떨어졌고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지수는 100.8을 기록, 전월 101.5보다 마찬가지로 떨어졌다.

소득계층별로 보면 200만원 이상의 소득계층은 기준치 100을 넘었으나 200만원 이하는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다. 연령대별로는 20, 30대를 제외한 전 계층이 기준치를 밑돌았다.

또한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는 85.5로 전월보다 4.7포인트 떨어지며 5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경기가 저점을 지속하고 있다며 콜금리를 3.25%로 동결시켰고, 한덕수 경제부총리 역시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그간의 낙관론을 접고 5% 경제성장이 어려울 것임을 공식화했다. 한은 박승 총재는 "하반기부터 경기가 완만하게 성장해 당초 예측했던 4%내외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은과 재경부의 하반기 회복론은 지난 수년간 반복된 주장이어서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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