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있는 ‘ㅇ’대학에서 청소용역 노동자로 일하며 수당을 포함해 월 70만원의 임금을 받는 박영희(57) 아줌마. 7년째 간경화를 앓고 있는 남편과 두 딸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박씨가 ‘최저임금 현실화’를 촉구하며 본인의 한달 가계부와 밥상을 공개했다.

8일 정오 여의도, 사무직 직원들이 점심을 먹으러 쏟아져 나오는 시간에 맞춰 열린 여성단체 주최 ‘최저임금 받는 영희씨와의 점심식사’에 참석해 본인의 한달나기 이야기를 털어놓은 것이다.<사진>

“한달 총수입은 79만2천원이에요. 용역회사에서 받는 70만원으로는 도저히 먹고 살수가 없어 틈틈이 파지를 모아 팔지요.”

그렇다면 박씨는 이 돈으로 어떻게 생계를 꾸리고 있을까?

아무래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남편의 약값이 20만원으로 한달 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다음이 대학을 졸업한 큰딸과 대학교 3학년인 둘째딸 용돈으로 11만5,000원. 그 외 경조사비 7만원, 보험료 5만2,000원, 아이들 학자금 대출 이자와 연료비, 본인 용돈으로 각각 5만원, 전기료 3만원, 수도료 5천원 등으로 약 62만2,000원을 지출한다. 이래저래 쓰고 남은 돈 17만원은 네 가족의 부식비.

이날 행사에서는 주로 밖에서 밥을 먹는 두 딸을 제외하고 박씨 내외를 기준으로 식비를 계산, 한끼 944.4원(한달 식비17만원/2인가족/30일/하루 3끼=944.4원)의 식단을 재현해 참가자들에게 제공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이렇게 준비된 점심식사 메뉴는 밥 한 그릇(278원), 두부부침 네 조각(120원), 콩나물국과 무침(100원), 김구이 6장(100원), 김치(258원), 양념(88.4원) 등.

“문화생활은 꿈도 못 꾸고요, 옷 한 벌 사 입을 여유도 없네요.” 밥상을 공개하며 멋쩍게 웃는 박씨. 전국여성노조 인천지부 ㅇㅇ대학교 미화원분회장을 맡고 있다는 그녀는 매년 6월 ‘최저임금 현실화'를 외치며 집회현장을 찾고 있단다. 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한다.

“최저임금은 바로 우리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생명선입니다. 부디 올 9월부터 내년 말까지 적용될 최저임금이 전체노동자 임금의 50% 수준인 81만5,100원으로 책정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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