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건설플랜트노조 파업이 일단락이 됐는데 장기간의 파업이었던 만큼 가슴 아픈 사연도 많았다지요?

- 예. ‘계엄’을 방불케 하는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노조 역시 벼랑 끝에서 투쟁할 수밖에 없었고, 그 와중에 경찰과 조합원 모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조합원으로 아들은 경찰로, 쇠파이프를 든 아버지와 방패를 든 아들의 부자상봉이 이뤄져 보는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아들은 아버지에게 서로 조심하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답니다.

- 또 조합원들의 연령이 높아서 그런지 아버지와 아들 모두 조합원인 경우도 있었는데요. 분명 기나긴 파업 기간 동안 든든한 동료로, 서로에게 힘이 되었겠죠.

- 파업을 일단락 한 노조에 겹경사도 있었습니다. 16년간 결혼식을 못 치르고 살았던 조합원 한 명이 29일 결혼식을 했는데요. 합의가 결렬되고 27일 노동자대회에서 자칫 불상사라도 벌어지면 어쩌나 걱정들이 많았을 텐데요. 그러나 다행히도 이날 많은 조합원들의 축복을 받으며 소중한 결혼식을 가졌답니다.

- 파업이 길었던 만큼 가슴 아픈 일도 많았던 울산건설플랜트노조 조합원들에게 앞으로는 좋은 일,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민노당 '버스노조 파업 반대'

- 민주노동당이 시내버스 노조 파업에 반대하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죠?

- 예, 민노당 경남도당이 지난 27일 논평을 내서 다음달 1일 파업에 들어가겠다는 마산창원지역 시내버스 노사를 모두 비판하면서, 파업에 반대하고 나섰답니다.

- 노동자 서민의 정당을 내건 민노당이 노조의 최대 무기인 파업을 반대하고 나섰다니, 선뜻 이해하기 힘든데요.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건가요?

- 경남도당은 “10여 차례 협상에도 진전을 보이지 않던 시내버스 협상을 보면서, 파업을 의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임금이 오르고 요금이 올라도 서비스는 제자리인 시내버스 파업은, 지금까지처럼 재정지원이나 요금인상이 목적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냈습니다.

- 또 경남도당은 “지난해 도입하겠다던 ‘준공영제’는 진행되지도 않았다”며 “회사는 경영상태를 공개하고 행정당국은 버스공영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답니다.

- 어쨌든 민노당이 노조 파업을 반대하고 나서는 경우는 무척 이례적인데요, 어떻게 결말이 날지 지켜 볼 일이네요.

노조 몰래 노조사무실 이사하던 회사, '덜미'

- 아주 황당한 사건입니다.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선거에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부천 세종병원에서 사쪽이 노조 몰래 노조사무실을 옮기려다 노조위원장에게 발각돼 1시간여 동안 노사가 실강이를 벌이는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 병원 시설 리모델링 관계로 노조사무실을 임시로 옮겨 사용하던 보건의료노조 세종병원지부는 불편함을 참으며 공사가 끝나기만을 학수고대해 왔습니다. 그러던 지난 24일, 병원쪽으로부터 '노조사무실을 병원 구석에 위치한 '시설과장의 집(가정집)'으로 이전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이 노조 앞으로 배달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2시 병원 총무과장으로부터 '포장이사로 편하게 이삿짐을 날라주겠다'는 내용의 전화가 세종병원지부장에게 걸려왔을 때는 이미 이삿짐센터 사다리차가 짐을 옮기던 중이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세종병원 지부장이 고공의 사다리차에 걸터앉아 온몸으로 노조사무실을 '사수'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후 세종병원지부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달려온 지역 민주노총 조합원들에 의해 노조사무실은 어쨌든 지켰다고 합니다.

- 하지만 아직 끝난 상태는 아닙니다. 노조는 “사무실 이전은 사전 노사가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하는 문제로, 병원의 일방적 통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지만 사쪽은 “방을 빼지 않으면 직접 집기를 철거하겠다”는 뜻을 알려와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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