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권력의 노동운동 고립화를 위한 공세도 갈수록 거세지고 노동자계급 내부에서도 연대의 기반이 허물어짐으로써 노동조합의 대표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노동운동의 사회적 고립 또는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운동은 성공과 패배, 도약과 침체를 거듭하면서 발전해 왔습니다. 노동운동은 스스로 상황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부단히 자기혁신을 펴나감으로써 새로운 도약을 치열하게 모색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모습입니다.”

이원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이 저술한 <한국노동운동사><사진>의 마지막 서술이다. 이것은 그가 엮어낸 지난 100년의 노동운동의 역사를 더욱 더욱 함축적이고 의미있게 담아낸 말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노동운동사>의 머리말을 통해 ‘노동운동의 길찾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의 노동운동의 처지는 양극화, 구조조정, 불완전취업, 고령화 등 어느 것 하나 밝은 구석을 찾기 힘듭니다. 더구나 노동운동 내부에서조차 갖가지 모순과 비리가 불거져 더욱 복잡하고 어둡게 만듭니다. 이래서 노동운동의 안팎에서 위기다, 침체가 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 백방으로 힘을 쓰고 있지만 신통치가 않습니다. 정말 제대로 된 노동운동의 길, 새 길은 없는 것일까.”

그럴 때 그는 우리의 역사, 노동의 역사를 돌이켜 보자고 말한다. 이것도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노동운동 100년의 역사가 갖는 의미,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지금의 처지를 돌이켜보고 극복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란 것이다.

그가 돌아본 지난 100년의 한국노동운동사, 그것은 노동운동은 성장, 도약, 승리, 패배 등을 거쳐오면서, 억누름과 억압속에서도 절멸하지 않았던, 스스로 극복하고 일어서 온, 운동의 합법칙성을 확립해온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역사의 변화를 추동해온 핵심인자, 노동. 그것이 고스란히 <한국노동운동사>는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 340쪽,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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