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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폭력시위 '중계'에만 열중왜 ‘화장실 지어달라’는 절규는 듣지 못하나
울산건설플랜트노조의 파업이 60일을 넘어서고 있지만 언론들은 이들의 파업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다 ‘폭력시위’ 중계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민주언론운동연합(민언련)은 20일 ‘울산건설플랜트노조 파업 관련 방송보도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시위의 원인은 간과한 채 '폭력시위'에만 초점을 맞추는 방송의 보도 행태가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비판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 대한 방송3사의 무관심은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한 편이다. 플랜트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3월18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이를 다룬 방송보도는 단신 5건을 포함해 13건을 넘지 못했으며, 파업 이전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나 파업 초기 보도는 아예 찾아볼 수조차 없다. 특히 공영방송인 KBS(4건)와 MBC(3건)의 보도는 모두 합해도 절반 수준이다.

울산건설플랜트노동조합 파업 관련 방송보도 (자료:민언련)
보도제목
SBS <울산 건설 플랜트 노조원들 경찰과 충돌>(단신, 4/1)
<울산 시청 기습 진입>(4/8)
<고공 단식 농성>(4/30)
<정유탑 점거 농성>(5/1)
<사흘째 고공시위>(단신, 5/2)
<화염병 격렬 시위>(5/6)
6건(단신 3건 포함)
KBS <플랜트 노조원 울산시청 한때 점거>(단신, 4/8)
'단신종합'(4/30)
<시위…100여명 부상>(5/6)
<또 충돌… 수십명 부상>(5/17>
4건(단신 2건 포함)
MBC <격렬시위>(5/6)
<폭력시위 엄단>(5/7)
<격렬 시위>(5/17>
3건9단신 1건 포함)

내용은 더 심각하다. 민언련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첫 보도는 지난달 1일 SBS에서 23초간 다룬 경찰과 플랜트노조간의 물리적 충돌”이라며 “결국 ‘폭력시위’라도 해야 파업사실이 방송에 보도되는 관행이 여전히 되풀이됐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방송은 과격한 시위 현장은 ‘중계’ 하듯 상세히 전하면서 정작 비인간적 처우를 받고 있는 플랜트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에 대해서는 한번도 제대로 보도한지 않았다”고 밝혔다. MBC의 경우 박해욱 위원장 인터뷰를 통해 “화장실을 지어달라는 그런 단계의 요구안이 있다”는 한 문장이 노동자들의 요구 내용의 전부였으다.

민언련은 또 “방송들은 노동자들이 SK공장 정유탑에서 농성을 벌이고, SK공장 진입을 시도한다고 보도하면서 정작 노동자들이 ‘왜 SK공장을 문제삼는지’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는 등 대기업에 지나칠 정도로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언련은 “노동자들의 기초적인 노동조건 개선 요구는 무관심한 채 ‘과격시위’에만 초점을 맞춘 이들 방송사의 보도태도는 ‘채용비리’, ‘금품수수’ 등 노동운동진영의 ‘비리’문제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내용을 상세하게 전달하고 ‘노동운동의 위기’를 진단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를 드러내 균형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차라리 입 다물라”
민언련, "노동자 '패륜집단'으로 매도할 자격 있나"
민언련은 울산건설플랜트노조 파업과 관련해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서도 논평을 통해 “조선일보가 과연 노동자들의 ‘폭력성’을 탓할 자격이나 있냐”고 꼬집었다.


<조선일보>는 지난 18일자에 ‘매맞는 경찰’이라는 설명과 함께 1면에 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이 경찰을 때리고 있는 사진을 개재한 데 이어, 19일에는 <민주노총, 누구 아들한테 쇠파이프 휘두르나>라는 사설을 통해 노동자들을 '패륜집단'인 듯 매도했다.


민언련은 “노동자들의 요구가 합리적으로 논의되고 수용될 공간이 원천적으로 봉쇄된 상황에서 ‘공권력과 노동자’의 대립으로 발생한 폭력을 ‘자식같은 경찰을 패륜적인 노조가 때렸다’는 식으로 몰아갈 수 있나”라며“<조선일보>는 ‘화장실을 지어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경찰의 강경진압을 부추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선일보>가 이 사설에서 “(최근 노조 비리와 관련) 노조 때문에 대한민국이 다시 배곯는 나라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에 떠는데 그 마당에 쇠파이프 들고 나와 남의 집 아들들을 병신 만드느냐"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민언련은 ”시위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을 빌미로 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요구를 짓밟고 나아가 민주노총 전체의 정당성을 음해하려는 <조선일보>는 차라리 입을 다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미영 기자  ming2@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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