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이 최근 권오만 사무총장 비리 의혹에 대한 언론보도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변인물들이 상당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모양입니다.

- 우선 한국노총 사무총국 간부들의 초상권 침해에 대한 불만들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방송과 신문 등 언론사들이 사무총국 전경을 스케치하면서 총국 간부들의 얼굴을 허락도 없이 찍어서 각 언론에 내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 실제로 16일 총국 전경을 찍던 방송국 기자와 사무총국 한 간부가 서로 언성을 높이며 싸우기도 했는데요. 방송국 기자는 “얼굴만 찍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고 사무총국의 한 간부는 “찍기 전에 허락을 먼저 받는 것이 예의 아니냐”며 맞서기도 했습니다.

- 처음 비리 문제가 언론에 보도됐을 당시, 친지 및 친구들에게서 “너도 비리에 연루된 것 아니냐, 괜찮은 거냐”라는 전화를 수도 없이 받았다는 한 총국 간부의 하소연에 언론들도 귀를 기울여야 할 최소한의 의무가 있지 않을까요.

주변인물들도 곤욕

- 비단 한국노총 간부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장기표 전 녹색사민당 대표는 한국노총과 녹색사민당에 관한 지난 14일자 <한국일보> 기사가 하지도 않은 발언을 코멘트로 처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악의적으로 왜곡보도했다며 발끈했습니다.

- 한국일보는 지난 14일자 1면과 4면의 “노총, 사민당에 4억 제공/비리관련 자금 유입의혹”이라는 기사에서 장기표 전 대표의 말을 인용 “당시 한국노총의 재정이 열악한 상황이었는데도 매월 당 운영비가 거르지 않고 들어왔는데,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한국노총이나 이씨 등이 건설업체 등에게서 받은 리베이트나 발전기금에서 충당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당시 얼굴마담에 불과해 당 운영자금은 이들이 전적으로 관리했다”고 보도했는데요.

- 장 전 대표는 이 내용이 모두 거짓이자 사실 왜곡이라며 반박했습니다. 그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노총이 당에 건넨 발전기금이) 한국노총이나 권오만 씨가 리베이트로 받은 돈일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는 <한국일보> 기자의 질문에 “한국노총이 본래 조합원들에게서 당 발전기금으로 거두기로 한 돈을 거두어 낸 돈인 줄 알 뿐 그 돈이 어떻게 조성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말했을 뿐인데, <한국일보>는 본인이 하지도 않은 말을 기사에 포함시켜 한국노총과 사민당 그리고 본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군요.

- 검찰 수사가 끝나봐야 사실관계가 더 정확하게 밝혀지겠지만, 최근 노동계 비리가 불거지자 일부 보수언론이 이에 편승해서 노동운동 전체를 ‘마녀사냥’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이 기사에 담겨 있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씁쓸하네요.

장애인 알몸목욕 장면 여과없는 보도 ‘재발’

-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텐데요, 지난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을 알몸 목욕시키는 장면을 그대로 방송된 것과 관련 여론의 질타를 받은 적이 있잖아요. 당시 장애·인권단체는 국가인권위에 인권침해로 제소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죠.

- 그런데 최근 또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서 장애인계가 반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신문인 오마이뉴스는 지난 7일자 사회면 톱으로 ‘구치소 직원들, 장애수용자 목욕도우미 나서’란 제목의 기사와 함께 수용자의 알몸목욕 사진자료를 그대로 게재했다고 합니다. 이 사진은 부산구치소에서 제공한 것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랍니다.

- 장애인단체들은 “대표적인 진보언론을 자처하는 매체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의 인권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며 일제히 비난하면서, “장애인을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은 시혜와 동정의 대상화하는 보도태도로 일관하는데 통탄한다”고 분노했습니다.

- 이는 사실 모든 언론에 대한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 아닌가 싶네요. 언론이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잘못된 보도태도로 한 인격을 순식간에 짓밟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재발을 막기 위한 언론의 노력이 각별히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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