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에 머나먼 외국땅에서 한많은 노동자의 삶을 살다 비명에 간 베트남 여성노동자 리야(대양염직 근무 23세)씨의 추도식이 외국인노동자와 대책협의회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가운데 조촐하게 열렸다.

대전 1공단 대양염직에서 근무하던 리야씨가 20일 새벽12시30분경 같은 회사에 근무하던 애인 비 모씨에게 폭행을 당해 기숙사 옥상에서 중상을 입고 신음하던 것을 동료가 발견, 선병원 중환자실로 옮겼으나, 뇌사상태에 빠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26일 9시30분경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에 구속 기소된 비 모씨는 조사에서 "리야와 관계를 정리하려고 회사 기숙사 옥상에서 만나 심하게 말다툼을 벌이다 폭행했는데 사망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전NCC인권위, 대전여민회 등 시민단체들이 입원한 병원에서 사진을 확인한 결과, "손목에 피멍이 들고 얼굴, 머리 등에 멍이 들고 검붉게 부풀어 올라 있어 주먹과 발길질에 의한 상처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추도식에서 김규복 목사(대전빈들교회)는 추도사를 통해 "60년대 군인을 파견해 양민들을 학살해 죄를 지었고, 지금은 한 노동자를 생산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기업 의식과 여성을 성적 노리개로 생각하는 왜곡된 남성 관념 등 천민자본의 횡포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아시아 모든 노동자들에게 사죄의 눈물을 흘린다"며 고인의 가족과 베트남 국민들에게 사죄의 뜻을 전했다.

외국인 대책협의회는 △대전지검과 북부경찰서는 의혹없이 철저히 수사할 것 △정부는 리야씨에 대한 보상과 편협한 외국인력 수입제도인 연수생 제도를 완전 철폐하고 올바른 이주노동자 정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29일 열린 장례식에는 리야씨 부모로부터 집안이 가난하여 비행기표를 살 수 없어 장례식에 참석 못한다는 연락이 와 참석자들을 가슴 아프게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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