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가 흡수·합병을 고집하면 결국 조흥, 신한 모두 공멸하고 말 것이다." 11일 지난 2월 은행측의 강제적 구조조정에 항의해 은행장실앞에서 기습시위를 한 혐의로 수배중인 금융노조 조흥은행지부 윤태수 위원장은 <매일노동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신한 중심의 흡수·합병에 대해 노조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최근 최영휘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경질과 관련해 "지난해 연말 지주사 내에서의 세력다툼 속에서 신한은행 중심의 흡수·합병을 주장하는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예견됐던 일"이라며 "올해 초부터 조흥노조의 무력화를 위해 집행부의 사법처리를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법적으로 아무 결정 권한이 없는 지주사 사장단 회의에서 경질을 발표한 것은 황제 경영의 전형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윤 위원장은 신한지주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윤 위원장은 "흡수 합병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조흥이나 신한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조흥 직원들은 이번 인사에 분노하고 있고 노조 역시 호락호락 당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노조는 운영위원회의를 통해 앞으로 투쟁방향을 확정했다"며 "다음주 정도에 투쟁 로드맵을 조합원들에게 공개하고 투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윤 위원장은 "파업이 목적은 아니지만 협상을 통해서 요구조건이 쟁취되지 않으면 파업도 불사할 수밖에 없다"며 "비록 수배중이긴 하지만 산별노조가 교섭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협상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노조의 요구와 관련해 윤 위원장은 "'6·22 노사정합의서'를 근거로 해서 요구조건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6·22 노사정 합의서는 지난 2003년 6월 22일 이뤄진 것으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 △통합방식은 오는 9월 출범하는 통합추진위원회에서 논의한다 △합병이 결정되면 대등합병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조흥노조의 선택은
금융노조 임단협 시기에 맞춰 6~8월에 투쟁집중
신한지주 최영휘 사장의 경질과 관련해 금융노조 조흥은행지부가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조흥과 신한은행의 합병이 올해 금융노조 임단협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조흥지부 윤태수 위원장은 11일 <매일노동뉴스>와 인터뷰에서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노조의 강경대응 방침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조흥지부의 반발에 대해 신한지주쪽은 "'뉴뱅크'로 가는 전략과 방향에는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며 통합은행이 신한은행의 주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고 있지만 노조는 통합론자였던 최 사장의 경질을 '흡수합병의 공식선포'로 간주하고 있다.


조흥지부 관계자는 "최 사장의 경질 이후 원칙과 상식없이 무자비하게 흡수통합이 진행되는 일만 남았다"고 밝혀 신한지주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투쟁방향은 이미 확정됐다"며 "오는 9월 통추위가 구성되기 전인 6~8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기는 금융노조의 임단협 시기와 맞춰져 있어 '협상은 계속 진행하되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합법적인 쟁의행위를 하겠다'는 노조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금융노조가 산별노조이긴 하지만 지난해 한미지부의 파업과 같이 교섭권을 지부에 위임할 경우 개별적인 쟁의행위도 가능하다.


조흥지부는 무엇보다 협상과정에서 지난 2003년 6월 노사정이 참가한 가운데 합의한 사항에 대해 신한지주가 지켜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당시 합의사항은 △3년간 조흥은행 독립법인 유지 △인위적인 구조조정 금지 △2년뒤 통합추진위원회 구성 △통추위에서 통합여부 등 제반사항 논의 △통추위 결성이후 1년내 통합완료 등을 담고 있다.


조흥과 신한은행간 통합이전 한차례 커다란 홍역을 겪을 것인지, 노사가 갈등의 골을 넘어서 새로운 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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