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우리나라는 학교급식이 급속도로 확대 실시됐다. 전국 1만689개 학교(전체 학생 781만명) 중 99%인 1만586개 학교에서 전체의 92.5%에 달하는 723만명의 학생이 제공 받고 있다. 급식에 소요되는 경비가 연간 2조9,052억원이며(이중 79.43%가 학부모 부담) 총 식재료 사용 비용은 1조8,827억원(총 경비의 64.8%)이다.

과거 못 먹고 못 살던 시절의 아픔을 자녀들에게 전이되지 않게 하려던 어른들의 가상한 마음에서 우러난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 만연한 우리사회의 극단적인 면을 보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급식이 점차 확대 실시되면서 드러나는 인력과 식재료 및 식품 위생과 운영체제 등 각종 문제들로부터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그 본질적인 원인은 운영을 외부 업자에게 넘겨주는 위탁급식에서부터 시작된다. 학교급식은 교육으로써 전통 식문화를 정착시키고 바른 식습관을 들이며 우리 아이들에게 균형 있는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아이들의 건강한 심신을 단련시킨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정치적으로 급식확대공약을 내세운 뒤 정부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을 빌미로 업체의 민간위탁을 법으로 인정했다. 국가교육에 대한 원칙과 철학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부모는 자녀의 학교급식에 대해, 누가 무엇을 어떻게 제공하는지 크게 관심두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저질 식사는 늘 식중독 사고위험을 안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정부업무였던 학교급식을 지방자치단체에 전가해 결국엔 결식지원용 건빵도시락이 등장하게 만들었다. 지금 학교급식은 본래의 교육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행태로서 학교가 값싼 점심 한 끼를 사먹는 일로 전락해 버렸다.

교육인 학교급식은 반드시 안전한 우리농산물을 사용하고 학교직영으로 무상확대 돼야 한다. 적어도 의무교육까지 무상공급을 하기 위해 우리농산물을 국가가 교육소프트웨어로서 공급을 하게 되면 WTO같은 선진국 위주의 국제협상에서 적어도 양허된 내용이므로 우리농업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대안이라며 법개정 운동을 했다.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농산물사용에 대한 논란은 국회까지 이어졌고 지난 공청회 자리에서 정부로부터 무상을 원칙으로 하면 국가조달에 의한 농업보조금지원으로 우리농산물 사용 학교급식이 가능하다는 답을 얻어냈다. 원래도 할 수 있었는데, 그동안 예산타령만 하면서 학부모들에게 비용을 부담시켰던 정부의 속내가 밝혀졌다. 그동안 법개정 운동을 하면서 제시했던 직영-무상-우리농산물사용 원칙의 학교급식을 법으로 규정하지 않으면 국가 교육프로그램으로 될 수 없다.

우리가 옳았다. 이제는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기 위해 이제 본격적으로 국가교육프로그램으로서 학교급식법이 개정되는 일만 남았다. 정부는 곧바로 대법원에 제소했던 4개 지역의 학교급식지원조례가 시행되도록 하면 된다. 그리고 국민모두에게 사과하고 반성하는 의미에서 적극적으로 학교급식예산을 지원하면 된다. 아울러 기초자치단체 모든 지역에 우리농산물사용원칙의 학교급식조례를 제정하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전국적으로 조례를 제정하거나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우선시됐던 식재료 사용에 대한 우리농산물조항은 친환경학교급식, 지역농산물사용학교급식을 조율했다. 그러면서 우선 시범운영해본 결과 각 단위의 주체들은, 이제는 과거와는 다른 시각으로 생산 공급 유통과 관리 및 운영, 소비에 대한 권리와 책임과 자발적인 참여(가칭 급식관리센터)의 형태가 중요함을 보게 되었다. 아직은 태동의 수준이지만 지방자치의 발전적 사회를 예견할 수 있다.

적어도 우리 것-우리농산물로 식량주권을 지키는 부강한 나라를 아이들에게 넘겨줄 수 있다는 것이 급식운동에 동기 부여된 내용이다. 또한 국가조달로써 무상화 된 학교급식은 기본적으로 국가공교육체제인 우리나라의 교육의 기본방향과 가치를 부여하며 공공성을 확보함은 물론 교육형평성과 평등을 진일보 확장시킴으로써 진정한 교육의 가치실현을 가져올 것이다. 그러는 동안 우리사회에도 참여자치의 행정과 입법체계가 자연스레 갖춰져 아울러 교육자치와 학교자치가 정상화 될 것으로 믿는다.  확장시킴으로써 진정한 교육의 가치실현을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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