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동두천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내리 동두천에서만 살아왔다. 대공장의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공채로 미군기지에 들어와서 일한지 5년째다. 비전투용 업무용 차량을 정비하는게 그의 일이다.
주한미군이 1천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해고대상자를 선별한다는 소문이 돌며 작업장은 뒤숭숭하다. 지난해 파주, 문산 캠프가 없어지면서 그곳에서 일하던 한국인 노동자들이 동두천으로 전환배치된 일도 봤기 때문에 이번에도 뾰족한 대책이 마련될 거라는 희망을 느끼지 못한다. 문산에서 정비업무를 하다 온 한 노동자는 지금 식당일을 하고 있고, 출퇴근 시간만 2시간 이상이 걸려 힘들어하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지금 하는 일이 시간여유가 많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게 좋았다. 주한미군 한국인노동자들은 주5일제 근무를 한지 오래됐다. 평일에도 오후 5시면 퇴근이다.
임금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60세 이후에도 계약직으로 65세까지 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도 맘에 드는 일이었다. 주한미군들과 관계도 불편한 점이 없었다.
하지만 해고될 생각을 하면 막막하다. 동두천시에 기업체 하나 변변한 것이 없고 교육환경도 열악해 자식들을 어떻게 키우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김씨는 “주한미군 감축으로 기지 내에 한국사람이 더 많이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감원이 당연하다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희망도 안보이고 자포자기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씨는 “독일이나 일본은 미군이 철수할 때 노동자들에게 보상금을 많이 해줬다고 들었다. 우리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한국 정부에 더 화가 많이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솔직히 주한미군과 같이 일하다 보니 긍정적인 면을 많이 본다. 하지만 나도 주한미군이 철수돼야 할 필요성은 느낀다. 우리들의 생계보장만 된다면…. 하지만 아무도 한국인노동자들의 고용문제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