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에 대한 당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두루 알려져 있듯 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의 다수는 ‘연합’ 계열. 중앙위원회 등에서 ‘연합’ 계열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로 자주 등장하는 신석진 인천시당 부위원장을 만나 현 ‘시국’에 대해 물었다.

신석진 부위원장은 “우선 최고위에 대한 변명부터 해 보자”면서 말을 시작했다. 그는 “최고위가 무기력한 것은 경직된 정파주의의 볼모로 잡혔기 때문”이라면서 “자력으로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구조에서 상처만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연말에 국가보안법투쟁이 한창일 때, (좌파들이) 국보법 문제를 한 정파의 일로만 치부해 놓고는, 비정규직 문제를 들고 나와 대립각을 세웠잖아요. 비정규냐, 국보법이냐가 대립각을 세울 문젭니까? 소수의 조직된 세력이 지도부 공격용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문제죠.”

하지만, 최고위는 그런 ‘내부정치’의 문제까지 풀어야 할 임무가 있다.

“지금 최고위는 당원 ‘인기투표’로 뽑은 것 아닙니까? 전문적 능력은 함께 키워야죠. 당원이 선출한 지도부에 어떻게 힘을 실어주고, 역량을 한 곳에 모을지를 생각해야죠. 그게 같이 당운동 하는 사람의 자세 아닌가요? 상처투성이의 분열적 모습에 경고를 보내고 싶습니다.” 

신 위원장은 지도부에 대한 불만 역시 토로했다. “책임은 결국 양쪽이 지는 것”이라며.

“통합의 정치력을 발휘하려고 하는 지도부에 대해선 불만이 많아요. 뭐와 뭘 통합하자는 겁니까. 그냥 당내 정파간 불협화음을 최소화해 덮고 가자는 것 아닌가요? (각 정파를) 부서로 나눠서 ‘넌 이 일하고, 난 저 일 하겠다’식이라면 일이 안 되는 게 당연하죠.”

이어진 그의 말이다. “사실 지금 최고위원들은 ‘소(小)정파’의 대표들로 구성된 셈이죠. 그렇다면 각 정파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그런 면에선 비겁한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정파가 책임져야 할 부분까지 각 최고위원 개인에게 맡겨 두들겨 맞게 하고 있는 것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신 부위원장은 그동안 많이 시달렸을 말, “나가서 ‘너네’(‘연합’ 계열)끼리 당 만들어라”는 비난에 답을 했다. 

“비판적 지지에 많이 시달렸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너네 비판적 지지할 때 우린 민중당했다’는 걸 훈장처럼 달고 다닌다고 당 중심성이 서는 겁니까. 다양한 입장과 노선이 결합돼서 민주노동당이 창당되고 성장해왔습니다. 생각의 협소함이 경직된 정파주의를 부르는 겁니다. 그리고 ‘너 잘되는 꼴 못 본다’는 식으로 공격하고 흔들면서 차기선거 노리는 것은 치사한 것 아닙니까.”

신석진 부위원장은 민주노동당 창당일에 당원으로 가입해 당과 함께 4번의 공직선거에서 선거본부장을 역임했다. 인터뷰 내내 신 부위원장은 당 ‘좌파’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쏟아냈다. 미움보다는 섭섭하다는 표정이 그의 얼굴에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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