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련 보건의료노조 전 위원장이 지난 23일 저녁 7시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1라디오 ‘열린토론’에 나온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에게 ‘사회적 교섭’과 관련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관심을 모았다. 단 의원이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었던 차수련씨는 방송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방송사에 직접 전화해 청취자 질문에 참여했다.

차씨는 “한국과 유럽의 조건이 다르고 우리나라는 조건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노사정위 참가가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데, 그 조건은 우리가 가만 있어도 정부나 자본가가 만들어주는가”고 질문했다. 차씨는 또 “노동시간 단축투쟁 때도 ‘저지투쟁’만 했지, 조합원들에게 더 나은 조건을 만들어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단 의원은 “조건은 상대가 같이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위원장 일을 하면서 정부가 노사정 협의나 타협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봤다. 대화의지를 갖고 있다면 노동자 고용을 계속 불안정하게 몰고 가는 정책을 쓰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단 의원은 이날 토론 말미에 “노사정위에 들어가서 대화한다고 (정부정책이) 바뀔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노사정위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은) 투쟁을 통해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도 있고 조건이 무르익으면서 형성될 수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 투쟁을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단 의원은 차수련씨와 통화 이전에 “민주노총 내 의견을 크게 나누면 노사정위는 절대 안 된다, 노사정위 적극 활용하자, 조건이 될 때 들어가자는 입장이 있는데 개인적 의견은 세 번째다”고 말한 바 있다.

차씨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벌어진 폭력사태에 대해서도 단 의원의 견해를 물었다. 차씨는 “단 의원이 대의원대회 폭력사태 이후 ‘모든 폭력이 다 나쁜 것은 아니며 합목적적 폭력도 있다’고 말했는데 위원장과 대의원들에게 신나를 뿌리고 대회 자체를 막는 행위도 합목적적 폭력이라고 보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단 의원은 “민주노총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리적 방법이 동원되는건 신중하지 못하고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전제하고 "자꾸 폭력만 부각시키면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도움이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며 충돌이 정당했다는 취지로 말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한편 단 의원은 이날 “비정규법안이 강행처리되면 국회 법사위를 점거하겠냐”는 마지막 질문에 “법사위 소속이 아니라 환노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단 의원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과 노동문제 관련해서 대화할 여지가 없다”, “아직 국회 상황이 정당우위라서 친노동적 성향의 국회의원이 있더라고 함께 할 부분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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