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운동에서 선거는 '축제'라는 게 불문율처럼 되어 왔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속연맹 선거에서 '축제'의 징후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무더기 기권표, 후보사퇴 요구, 반대표 조직 등 이미 두 차례 선거가 무산된 후유증일까.

금속연맹 4기 임원선거에 대한 안팎의 ‘관심’이 줄기도 했지만 지난 22일 열린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나타난 ‘냉소’들은 우려를 낳고 있다.

금속연맹 후보자들은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상대방 이야기가 사실이 아닌 게 많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카더라’식으로 떠돌던 말들이 정책토론회 자리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이 아닌 것’을 반박하기 위한 ‘새로운 진실’이 나오지도 않았다.

이와 함께 후보자간 질문에서 나온 “연맹이 사조직화됐다”, “본질을 외면하고 편가르기만 하다보니까 지도력이 흔들린다”는 등등의 발언은 이미 ‘제 얼굴에 침뱉기’ 수준을 넘어선 정도다.

자신의 병을 널리 알리는 것이 치료법을 빨리 아는데 도움이 된다고도 하지만, 금속연맹의 현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상처를 드러내는 것 뿐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현장 조합원들이 느끼는 문제는 상층간부들의 ‘갈등’만이 아닐 터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정책토론’이 사라졌다는 게 아쉽다.

어쩌면 답이 벌써 나와 있기 때문에 정책토론이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공조직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칠 것과 조합원과 함께 산별노조를 건설해야 하는 것 등등, 양쪽 후보 모두 밝힌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젠 토론보다 실천만이 남아 있는 셈이다.

‘선거축제’가 되기 위해선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희망’과 ‘가능성’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 금속연맹 선거는 이제 1주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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