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은 통일의 대상이자 한국의 안보위협이라는 이중성이 있지만 군사적으로 한국의 주적"이라고 말했다.

방미 이틀째인 박 대표는 이날 존스 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오찬간담회에서 "한국은 누가 적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언급했던 헨리 하이드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의 최근 북핵 청문회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전여옥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표는 또 국방백서의 주적개념 삭제와 관련, "주적개념이 필요없으려면 북한의 군사적 의지와 군사적 능력, 군사적 대치에 있어서 변화가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한반도 적화통일을 규정한 노동당 규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재래식 무기의 40%를 휴전선 인근에 배치하고 장사정포로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주적개념 삭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주적 개념이 삭제되더라도 당장 군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군은 안보의식을 갖고 든든하게 나라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 국방위원이기도 한 박 대표는 이날 오후 미 국방부를 방문,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과 집무실에서 만나 15분간 한반도 상황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박 대표는 더글러스 파이스 국방차관으로부터 한미동맹에 대한 질문을 받자 "(북핵 문제의) 당사자는 한국이고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미국이므로 전통적 신뢰를 바탕으로 물샐틈없는 공조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의 이같은 입장은 '한미동맹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한국 정부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 '한미공조 이상기류'의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 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북핵문제에 대해선 "핵불용, 평화적 해결이라는 목표는 같지만 해결방식에 차이가 있는 미국 등 5개국이 다시한번 한 목소리로 북한에 대해 핵을 포기할 경우에 무엇을 얻게 되고, 핵포기를 거부할 경우 어떻게 되는지 분명하게 메시지를 보내자"면서 "5개국이 실현가능한 약속을 하겠다고 하면 우리가 끝가지 최대한 노력을 했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적극적 대응을 거듭 촉구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기자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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