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기업들의 국제화 추세에 발맞춰  노조들도 국경을 넘는 연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5일 보도했다.
    
이와 같은 노조의 움직임은 노사 협상 전략을 공유하고  근로안전이나 노동자 권익에 관한 국제적 기준을 마련하는 데 주목적이 있지만 노동계는 물론 세계 각국의 노조와 일일이 협상을 해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게된 기업에게도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저널은 특히 미국의 광업 및 금속 노조들이 과거의 주된 연대 대상이었던 캐나다를 넘어 멕시코나 유럽, 중남미 등으로 국제적 통합 또는 연대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저널에 따르면 조합원 60만명을 거느린 미국금속노동자연맹(USWA)과 조합원 25만명 규모인 멕시코 광업금속노동자연맹 간부들은 지난달 모임을 갖고 세계 3위의 구리 생산업체인 그루포 멕시코와의 노사 협상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두 노조연맹은 나아가 서반구 전역의 금속, 광업 노동자들을 아우르는 노조협의체 결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페루,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 트리니다드 등의 조합 간부들과도 회동했다.
   
이밖에도 미국의 알코아와 영국의 리오 틴토 노조가 전략적 연대를 체결하는 등 지난 2년간 개별 기업 노조의 연대가 8건으로 늘어나 노사협상 전략에 관한 정보 교류나 단일 안전기준 마련 등이 한결 용이해졌다고 레오 제러드 USWA 위원장이 밝혔다. USWA는 미국업체 US 스틸의 세르비아 현지공장 종업원들이 지난 2003년 파업을 벌일 때 지원금 1만5천달러를 보내는 등 개발도상국 근로자들과의 연대에도 힘쓰고 있다.
   
USWA는 4개 대륙 14개국 업체들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의 철강업체가 될 네덜란드의 미탈과 US 스틸간 연대 구축도 지원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동조합 운동의 국제연대는 각국의 상이한 법률 체계와 저마다 다를 수 밖에 없는 근로자들의 우선순위 등으로 인해 말처럼 용이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조 지도자들은 기업의 세계화 추세를 감안할 때 이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국제금속노동자연맹의 마르셀로 말렌타치 사무국장은 "다국적 기업이 한 국가에서 결정을 내리면 머지 않아 이는 다른 곳에서도 집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100개국에 걸쳐 조합원 2천500만명을 두고 있는 이 노조연맹은 조합결성권, 남녀 평등, 건강 및 안전 등에 관한 단일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주요 기업들과 교섭을 벌이고 있으며 지금까지 독일 자동차업체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폴크스바겐 등 10개 업체와 협약을 체결했다.
   
일리노이대 로버트 브루노 교수는 20세기의 대부분의 걸쳐 미국 노동계에서는 국제연대 옹호자들이 보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세력에 눌려 힘을 쓰지 못했지만 이제 이런 상황은 끝났다고 밝혔다. 브루노 교수는 지금은 미국의 고무노동자들이 브라질 노동자들과 동맹을 맺고 미국과 일본의 부두노동자들이 협력하는가 하면 미국자동차노조연맹이 멕시코나 한국의 동종업계 노조연맹과 연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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