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집회를 취재하던 기자들을  집단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경찰은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허준영 경찰청장이 취임이후 줄기차게 강조해온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은 헛구호로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경찰의 집단폭행 사건은 한 시민단체의 반일집회가 벌어진 14일 오후 1시20분께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발생했다.
   
이 집회를 취재한 기자들에 따르면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의 연행 장면을 촬영하려는 기자들을 제지하다 심한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발길질을 퍼부었다.
   
경찰에 폭행당한 한 사진기자는 "옆에 서 있던 선임병이 '기자들 다 밟아버려'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듣고 항의하자 경찰이 떼지어 몰려들어 발길질을 해댔고 나를 구하려는 동료 기자도 온몸을 맞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기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사진기자 2명의 카메라를 땅바닥에 내리 쳐 카메라 등 장비를 망가트리기도 했다.
   
다른 기자는 "취재진이 공권력 행사를 고의로 방해한 것도 아닌데 경찰이 이처럼 과잉대응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경찰의 폭력적 취재방해는 80년대 군사정권에서나 가능했다"라고 지적했다.
   
경찰 측은 "몸싸움 과정에서 흥분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었을 것이다"라며 폭행사실을 인정한 뒤 "사건 경위를 파악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날 과잉진압이 단순히 우발적으로 벌어진 것인지, 집회가 외교문제로 비화할 것을 우려한 상부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분명히 밝히고 관련자 문책이 뒤따라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경찰 주변에서 제기됐다.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경찰의 취재진에 대한 폭력행사가 사실이라면 허준영 경찰청장의 '인권수사' 다짐은 대국민 호도용이라는 지적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진상규명과 함께 관련자 엄중 문책을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hskang@yonha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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