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계에서 ‘마라톤 선수’로 알려진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정책국장과 나영명 조직국장이 오랜만에 나선 마라톤 레이스에서 도중에 포기해야 하는 수모(?)를 겪었다는 군요.
 
- 하프코스와 풀코스 등 수차례 완주경험이 있는 이 국장과 나 국장은 13일 열린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동아마라톤에 출전했지만 완주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이 국장은 35km 지점에서 체력저하를 보여 구급차에 강제로 태우다 시피해서 끌려나왔고요, 나 국장 역시 며칠 전 발목이 다치는 바람에 중도 포기했습니다.

- 두 사람은 항상 운동복과 운동화를 가지고 다니면서 일주일 야근을 하고 난 뒤에도 연습을 빼 먹지 않는 마라톤 광인데다가 평소에도 ‘강철 체력’을 자처해 왔는데요. 최근 대의원대회 준비, 산별교섭 준비 등 일정에 쫒기면서 연습을 충분히 못한 것이 실패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특히 이주호 국장은 “이런 치욕을 당할 줄은 몰랐다”며 “평소 연습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정권과 자본의 탄압 때문”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정부와 사용자들을 상대로 바쁜 생활을 하면서 사생활을 누리기 힘든 노동활동가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말 같습니다.

농성 가로막는 철판, 연대 힘으로 뜯어내다

- 회사쪽의 용역전환에 맞서 장기간 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원C.C노조의 천막농성 투쟁에 다른 노조 조합원들의 연대투쟁이 빛을 발했습니다. 노조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본사 앞에 천막을 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는데요. 회사쪽이 노조의 천막농성을 무력화하기 위해 본사 앞마당을 철판으로 아주 봉쇄했다지요.

- 회사쪽은 20m 이상 너비의 한원 본사 앞을 철판으로 가로막고 그 뒤에 1톤 트럭 4대를 배치, 용역직원들과 전경을 불러 철저히 봉쇄했습니다.

- 하지만 이날 결의대회에 참가한 건설산업연맹, 금속산업연맹 조합원들 앞에선 20m 너비의 철판 방어진도 무력했습니다. 이들 건설노동자와 금속노동자들은 평소 가지고 다니던 작업도구를 이용해 순식간에 철판을 뜯어내면서 천막설치를 성공했습니다.

-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노동계에 전해진 ‘연대투쟁’의 따뜻한 소식입니다.

민주노동당 건물은 역시 ‘명당’

- 민주노동당 중앙당이 입주해 있는 여의도 한양빌딩이 요즘 정치권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답니다.

- 이 빌딩은 정치적으로 의미가 깊은 곳인데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정치 국민회의’를 창당하고 이 빌딩에 둥지를 틀었다가,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했고요. 동여의도 금융증권가에 있던 ‘두레빌딩’에서 국회와 더 가까운 이 곳으로 이사왔던 민주노동당도 4월 총선에서 10명의 의원을 탄생시키며 일약 3당으로 부상하기도 했지요.
최근에는 열린우리당 의장 경선에 출마한 문희상 의원이 이 빌딩 9층에 선거사무실을 차렸습니다. 문 의원은 현재 가장 유력한 의장 후보로 꼽히고 있는데요.

- 대통령을 배출하고, 진보정당의 원내진출까지 이룬 빌딩에서, 만약 문 의원이 집권여당의 의장까지 거머쥔다면 이 빌딩이 ‘정치 명당’이라는 소문이 정가에 퍼지지 않을까 하네요.

봄날, 노동계는 이사중

- 따뜻한 봄을 맞아 노동계가 이사 준비에 한창입니다.
현재 보건의료노조와 민주화학섬유연맹, 민간서비스연맹이 민주노총에 가까이 있는 영등포 근처로 사무실을 옮기기 위해 마땅한 건물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 세 연맹은 당초 지난 2월 영등포 역 근처 빌딩에 한꺼번에 입주하기로 계획까지 짜 놓았는데요. 갑자기 건물주가 월세를 올리는 바람에 수포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평소 민주노총과도 떨어져 있어 행사나 회의 참석 등에 불편함을 느낀 세 연맹 관계자들은 민주노총 건물은 물론 집회가 자주 열리는 여의도와 가까이 있고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건물에 함께 입주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노조 한 관계자는 “요즘 건물은 전세가 없고 월세만 있어 구하기 어렵다”고 하소연 하더군요.

- 한편 지난달 중순에는 민주노총 건물 9층에 입주해 있던 공무원노조와 7층에 있던 민주버스노조·민중연대가 서로 위치를 맞바꿔 이사를 했는데요.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곧 현실화될 40만 조합원 시대를 맞아 사무실을 넓혔다”고 자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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