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이남순 집행부가 본격가동 채비를 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지난 주 7월11일 총파업 선언에 이어 사무총국 인사를 발표했다. 이런 사무총국 인선 발표와 총파업투쟁계획 발표는 한국노총 '이남순호'가 체제정비와 함께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한국노총 이남순 집행부는 어떤 항로로 갈 것인가? 아직 그 항로를 정밀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근 한국노총의 움직임은 그 해답에 몇가지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한국노총의 7월11일 총파업 선언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노총의 7월11일 총파업투쟁의 핵심동력은 금융산업노조의 투쟁이다. 이렇게 산하조직의 투쟁을 한국노총의 1차 총파업으로 받은 것은 현장투쟁을 한국노총의 동력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이남순 집행부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것은 향후 이남순 집행부의 기본 노선이 산하노조들의 현장투쟁을 기본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보면 이남순 집행부가 현장투쟁만을 기본 동력으로 삼을 것 같지는 않다. 정부의 금융산업 구조조정 정책이 발표되자 금융산업노조는 노사정위 금융특위를 탈퇴하면서 한국노총에도 노사정위를 탈퇴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아직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에서 탈퇴하겠다는 등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왜일까? 현재 정부는 7월말 8월초정도에 은행통폐합을 추진할 것을 공론화하고 있고, 이에대해 금융산업노조들은 총력투쟁으로 저지선을 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노정간의 한판 대결은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한국노총 이남순 집행부가 한편으로는 총파업투쟁을 선언하면서 노사정위에 대해서는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향후 정치적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본다면 한국노총 이남순호의 기본 항로는 '화전 양면전술'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만일 이남순 집행부가 화전양면 전술을 채택할 경우 7월11일 총파업은 그 1차 시험대가 될 것이다. 금융산업노조와 정부와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때 이남순 위원장은 두가지 상반된 과제를 풀어내야 한다. 한쪽에서는 금융산업노조들의 투쟁을 토대로 정부를 압박하면서 정치력을 발휘하고, 또 한쪽에서는 금융산업노조들의 투쟁열기를 조절할 수 있는 조직장악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가지 상반된 과제의 해결은 이남순 위원장에게는 첫 번째 큰 시험이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하고, 결단력과 조직장악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에 따라서 이남순 집행부의 위상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노총의 7월 총파업이 한국노총의 조직력과 정치력, 나아가 한국노총의 향후 진로의 가늠자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노총은 이번에 2단계 총파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11월 2차 총파업을 할 때는 민주노총과 연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것은 이남순 집행부가 민주노총과의 연대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분석이 되고 있다. 현재 양대노총은 하반기에 제도개선투쟁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고, 그 과정에서 양대노총의 연대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 가능성이 얼마나 실현될 수 있을 것인지는 한국노총의 7월 총파업과정에서 이남순 집행부가 어느정도 조직장악력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남순 집행부의 1차 시험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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