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관리공단이 맡아오던 국민임대주택의 임대관리업무를 주택공사가 회수하려는 데 반발하는 주택관리공단노조의 농성이 벌써 100일을 넘겼다. 공단노조는 '고유업무 강제이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택공사는 '고유업무 회수'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어 농성은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공단노조에서 지난 3월2일자 <매일노동뉴스>를 통해 확인된 주택공사 입장에 대한 반박문을 보내왔다. <편집자주>


주택공사는 <매일노동뉴스> 3월2일자 “강탈인가, 제 몫 찾기인가” 기사에서 “주택공사가 직접 임대관리를 함으로써 효율성을 제고하고, 저렴한 관리비를 확보할 수 있다면 입주자 입장에서 그렇게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주택관리공단노조는 관리운영에 있어 주공이 임대업무를 직접 수행하고 일상관리를 경쟁입찰할 경우 임대 및 관리업무가 이원화돼 관리운영적 측면에서 오히려 고비용 저효율이 초래된다는 입장이다. 즉, 임대 및 관리업무가 분리될 경우 관리소 현장에서 수행하던 임대업무를 주공 지역본부에서 수행함에 따라 One-stop 서비스가 불가능하고, 업무혼란 등으로 입주민 불편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주공의 조직 비대화 및 고임금구조로 인한 비용이 막대하게 소요된다는 것이다.

임대주택관리에 있어서 임대 및 관리업무는 현장에서의 고객접점 업무이므로 입주민의 주거편의 및 부담경감을 위해서는 임대 및 관리업무 등 모든 관리업무가 관리소 현장에서 통합 수행되는 게 바람직한 것이다.

또 공공임대주택은 민간 분양과는 달리 공공성 확보를 위해 차별화된 관리가 필요하며, 임대 및 관리업무의 통합수행을 통한 효율성 제고를 위해 주택관리전문기관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같은 기사에서 주공은 또 “관리사업에 필요한 인력은 최대한 줄이고, 모든 시스템을 전산화해 입주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것”, “입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저렴한 관리비로 질 좋은 서비스를 받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관리 경험 미흡과 서민의 생활고를 알지 못하는 발상이다.

관리비 납부 자동이체조차도 불편하다고,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의미가 없다고 신청하지 않고 살아가는 영세서민들에게 전산시스템으로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을까? 영세서민 관리는 직원과 입주자간의 밀착 관리이기 때문에 인원을 축소한다는 것은 결국 입주민에 대한 서비스의 질 저하를 초래한다. 주택관리공단은 이미 98년 주택관리공단 설립 뒤 인원축소 등 입주민이 부담하는 관리비를 25% 정도 절감시킨 바 있다.

또 주공은 관리업무 민간경쟁 체제 도입의 근거로 “현재 관리공단이 관리하고 있는 주택은 30여만호에 불과한데, 관리할 주택의 과도한 증가가 서비스 질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적정관리호수에 대해 한번도 언급한 적이 없으며, 우리나라와 주택구조가 유사한 일본의 도시재생기구(한국의 주공)도 임대주택 관리의 전문화, 효율화를 위해서 총괄관리만 하고, 현장관리는 대행기관을 통해 임대 및 관리업무, 유지보수 등을 수행하고 있다.

또 주공의 최근 직제개편을 통한 주거복지본부 신설은 표면적으로는 입주민을 위한 복지를 최우선으로 한다지만 실제 내면적으로는 국민임대 100만호 건설 종료 뒤 미래 사업영역 확보, 인사적체 해소 차원의 표리부동적인 조직이기주의 행태라고 주장하는 바이다. 국민임대 100만호 건설 정책의 차질 없는 수행이 급선무임에도 왜곡된 효율성의 논리로 자회사의 존립 기반인 임대업무를 회수하는 것은 정부방침에 의거해 설립된 자회사 자체를 부정하고 생존권을 위협하는 형태에 불과하다.

또 입주민의 주거복지 및 편의는 정책적 측면에서 예산지원 등으로 향상될 수 있으나,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영세민, 모자가정, 탈북자,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전문적 임대관리조직의 구성원에 의해 현장에서부터 밀착해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입주민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통한 전문적관리가 가장 절실한 것이다.

또 우리 노조가 임대주택의 효율적인 관리체계를 위해 국토연구원 등 여러 기관에 이미 연구 용역을 맡겨 '공공임대주택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건설, 관리를 분리해 전문관리기구에 의해 관리돼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음에도 주공에서 KDI의 용역연구결과만을 주목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는 우리 공단의 임대주택 관리업무 회수를 위해 주공이 의도적 결론을 도출기 위해 시행한 일방적이며 객관성이 결여된 연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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