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언어학자들은 20일 금강산에서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위원회 결성식을 갖고 민족 언어를 집대성하기 위한 사업에 본격 돌입했다.
   
이날 결성식에는 공동편찬위 상임위원장인 고은 시인을 포함해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리충복 부위원장, 고(故) 문익환 목사의 미망인 박용길 여사, 편찬 위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사)통일맞이 늦봄문익환목사 기념사업회'의 장영달(열린우리당 의원) 이사장은 축사에서 "1989년 문 목사가 평양에서 '통일국어대사전' 편찬을 제안한 때로부터 16년이 지난 오늘에야 그 첫걸음을 내딛는다"면서 "6·15 공동선언의 언어적 실천인 겨레말 큰사전이 민족의 분열과 장벽을 허무는 통일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시인은 "금강산을 바라보는 눈으로 우리 서로 바라보자"는 자작시(詩) '금강산'의 한 대목을 읊은 뒤 "사전 편찬은 겨레말을 하나로 묶고 겨레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자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고 분단의 비극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 남측 편찬위원장인 홍윤표 교수는 "언어학자들의 능력을 최대한 결집해 민족 문화의 유구한 생명줄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고 북측 편찬위원장인 문영호 조선언어학회 위원장은 "통일사전 편찬을 민족 화해·협력·통일의 거점으로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공동편찬위원회는 사전편찬 합의와 분기별 모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한편 편찬위원회가 중심이 된 남북 언어학자들은 향후 5년 동안 남과 북은 물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민족어를 수집·정리하는 작업도 공동으로 진행한다.

 
(금강산=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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