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처음 전국적인 관심 속에서 노동자자주관리기업으로 출범한 우진교통이 '친절한 버스, 안전한 버스' 등 당초 운영 목표에 일단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진교통이 노동자자주관리기업으로 출범하면서 대시민 서비스 개선을 목표로 내세운지 한달째, 기자는 우진 교통의 서비스가 어느 정도 개선됐는지 직접 알아보기 위해 18일 오전 대전 신탄진을 출발해 청주 가경동으로 가는 우진교통 시내버스를 탔다. 청주 시내로 들어가서는 3개 노선의 우진교통 버스를 옮겨 타 보았다.
 

시민들 대부분 "많이 달라졌다"

승객들의 대부분은 우진교통이 정상가동 이후 ‘기사들이 인사를 잘하고 친절해졌다’, ‘묻는 말에 성의것 답변한다’, ‘복장이 깔끔하고 친절하다’, ‘승객과 다투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등의 답변을 했다. 하지만 일부이긴는 하지만 ‘변화를 못 느낀다’는 답변도 있었다.

기자가 버스에 승차 했을때 4대의 버스 가운데 3대의 버스에서 먼저 "어서 오세요"라는 친절한 인사말을 들을 수 있었다. 노인승객이 지리를 묻자 "자리에 앉아계시면 내릴 지점에서 알려드리겠다"고 말하는 모습이 보였다. 최근 청주시청 홈페이지에도 "우진교통이 달라지고 친절해졌다", "다른 버스회사들도 본받아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우진교통 기사 최금복씨는 “추월, 급커브 등 난폭운전을 자제하고 있으며, 인사 잘하기, 승객과의 다툼 줄이기, 요금시비 줄이기 등을 노력하고 있으며, 종점에 도착해서는 기사들 스스로 버스 바닥과 버스 표면청소를 통해 청결한 버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아무개 기사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도 비수기라 회사가 어렵다"고 말하면서 "청주시가 10%가량 차량이 줄었는데도 배차시간은 전과 동일하게 배차해 노동강도가 강화돼 피로도가 높지만 희망을 갖고 일한다”고 말했다.

"자주관리기업 성공 위해선 기득권 모두 버려야"

우진교통의 가장 큰 과제는 부채 140억원에 대한 청산과 함께 퇴직금 적립 등 경영정상화를 5년내에 달성하는 일이다.

김재수 대표<사진, 왼쪽>는 “현재는 비수기라 수익금이 30만원 가량으로 저조하지만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는 수익금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운영을 위해서는 1대당 37만원 수익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현재 비용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유류 직거래로 연간 2억원, 금융비용 연간 1억5천, 임원진 급여 1억2천만원, 식대 누실분 등 연간 5억원 가량의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리고 “현재 부지매각 대금으로 14억원 가량의 은행부채를 갚아 은행연체 이자를 18%에서 8%가량으로 줄였지만 사채업자가 매각대금 3억원 압류소송을 제기해 정상화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자주관리기업에 대한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과 자율성, 현장 민주주의 정착 등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 한달 사이에 몸무게가 6kg이나 줄었다”고 말했다.

우진교통노조 변정용 위원장<사진, 오른쪽>은 “과거 수동적으로 일하던 조합원들이 이제는 자율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친절·안전운행은 물론 청소비 줄이기, 공회전 줄이기, 냉난방 줄이기, 1인 승객 더 태우기 운동을 하는 등 경영개선에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 이대로만 한다면 경영정상화를 1년 가량 앞당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변 위원장은 또 “자주관리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조직의 체계화와 노사협력을 뛰어 넘는 이념무장이 필요하다"며, "교육과 조직을 강화하고 노조활동을 활성화해나가는 동시에 개인이나 노조간부들이 기득권을 버리고 새로운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진교통은 한달에 한번씩 노사협의회에서 경영상황과 정보를 공유하고 분기별로 결산내용을 공개하는 등 투명경영을 위한 노사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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