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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재벌 “우리는 ‘진짜’ 한 가족”고대 언론대학원 조광명씨 보수언론-대기업 ‘거미줄’처럼 얽힌 혼맥 분석 눈길
조선일보는 태평양그룹과 사돈을 맺어 농심그룹과 이어지고, 농심은 동부와 관계를 맺고, 동부는 동아일보 창업주 인촌 김성수와 형제간인 삼양과 연결돼 있으므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한 가족이며… 또한 동아일보 김병관은 중앙일보 초대사장 홍진기의 사위인 삼성 이건희와 사돈 관계이므로 결국 조선일보는 삼성을 거쳐 중앙일보와도 혼맥으로 이어지나니….

마치 마태복음 1장을 연상케 하는 이 복잡한 ‘혼맥도’는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짚어본 재벌과 언론, 언론과 언론 간의 관계도이다. 이처럼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우리 사회의 거대신문들이 재벌들을 매개로 서로 거미줄 같은 혼맥관계로 이어져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2월 25일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는 조광명씨는 학위논문 ‘한국언론 사주의 혼맥에 관한 연구’에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밝혔다. 조씨는 논문을 통해 “우리사회 여론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조·중·동과 우리나라 부의 70% 이상을 점하고 5대 재벌이 혼맥으로 연결된 사회는 대단히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연구 취지를 밝혔다. 언론사주를 중심으로 재벌과의 혼맥 관계를 밝힌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2월 발표된 논문을 <한겨레>가 18일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이번 연구의 핵심내용은 이미 한국사회에서 공공연히 고착화된 재벌들간 ‘혼맥질서’의 중심에 조선, 중앙, 동아가 유력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조선일보의 경우 창업주 방응모의 손자 방우영, 일영 형제로부터 혼맥도가 시작된다. 방일영의 큰 아들인 방상훈(조선일보 사장)의 장남 방준오는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허광수의 장녀인 허유정과 결혼했고, 허광수는 LG창업가인 허정구의 아들이다.

이와 함께 방우영의 장녀 방혜성이 태평양그룹 서성환의 장남 서영배와 혼인해 사돈지간이 되면서 방씨형제의 인척관계는 농심과 동부그룹 등을 거쳐 삼양사에까지 연결된다. 삼양사의 김연수는 동아일보 창업주 김성수의 친동생이므로 결국 조선일보는 동아일보와도 혼맥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동아일보 명예회장 김병관의 차남이 중앙일보 초대사장 홍진기의 사위인 이건희의 차녀와 혼인해 사돈관계가 되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조선일보는 중앙일보에까지 인척관계가 형성된다.

위의 서술로만 미루어보아도 조선, 동아, 중앙이 서로 혼맥관계로 연결되는 것은 물론, 삼성과 LG 역시 건너건너 인척관계로 구성되는 셈이다.

중앙일보나 동아일보도 혼맥 과정에서 개별기업들의 이름만 다를 뿐, 이같은 순환구조를 통해 재벌과 언론, 언론과 언론을 잇는 ‘혼맥 카르텔’ 속에서 서로 만나게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조씨의 분석에 따르면, 매일경제신문 장대환 회장 역시 동아일보와 사돈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사회를 주무르는 중앙지와 경제지의 유력 신문사들이 모두 각별한 사돈관계인 것이다. 자신의 3녀가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과 혼인한 이명박 서울시장 역시 이같은 혼맥을 통해 조선일보와 연결돼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조씨는 이같은 혼맥관계의 ‘선순환’에 대해 “김성수로 출발해도 조선일보와 연결되고, 김연수로 출발해도 조선일보와 연결되는 것은 조선일보나 동아일보가 명문가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사회 혼맥카르텔이 강고하게 조직된 결과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조씨는 이처럼 언론과 재벌이 서로 끈끈하고 복잡한 혼맥관계를 유지하는 까닭을 서로의 이해와 요구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조선일보는 LG텔레콤의 이동통신사업자 선정에 컨소시엄 파트너로 참가해 LG가 이동통신사업자가 되는데 역량을 총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말기업체가 이동통신사업도 하는 것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 조선일보의 영향력은 반대의 목소리를 잠재웠다. 그러나 최근 SK텔레콤이 단말기 제조시장에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자 국가 경쟁력차원에서 세계적 단말기업체를 육성해야 한다고 기존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도를 한 것을 볼 때 무엇을 중심으로 보도하는 지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LG와 조선일보는 사돈관계이다.”

이와 함께 조씨는 조중동의 미래와 관련, 이런 전망도 내놓았다. 조씨는 향후 신문시장에서 대자본과 결합한 1,2위 신문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는 점을 전제로 “조선일보와 LG는 이미 사돈관계이고,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삼성을 중심으로 사돈관계이다. 따라서 삼성은 미디어시장이 요동칠 때 중요한 판단을 해야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광고를 주던 사돈관계에서 벗어나 삼성이 어떤 전략적 판단을 내릴 경우 조·중·동 중 ‘제2의 한국일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조씨는 결론 부분에 이르러 “언론사주가 재벌과 혼맥으로 이어져있는 상황에서 재벌에 대한 비판기사가 나타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최근 언론사들이 경기부양책으로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특소세 폐지, 법인세 인하 등 친재벌정책을 우선순위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조광명씨의 이번 연구는 대자본과 언론의 결탁관계가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가는 가운데 제기된 것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오성 기자  dodas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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