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최대사건은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 폭력사건이겠죠?

- 그런데 이미 방송사 보도에 워낙 많이 나가서 더 할 말도 없을 것 같네요. 한 방송사의 ‘돌발영상’에서는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가 국회를 패러디한 것이라며 대의원들간의 폭력과 국회의원들간의 폭력을 교차편집해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 당시 대회장 단상에 시너가 뿌려진 것과 관련, 언론사 기자들도 많이 당황해 했었다죠? 기자들이 단상 주변에 많이 있었기 때문에 “목숨에 위협을 느꼈다”고 하더군요. 사람들이 워낙 밀집해 있던 곳이라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죠.

- 시너보다도 칼까지 등장했다는 것이 우려할만한 일이었습니다. 우발적이었겠지만 한 대의원이 칼을 꺼내 위협하는 상황까지 있었습니다. 민주노총이 진상조사위를 꾸린다고 하니 구체적으로 조사되겠지만, 어떤 대책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실질적인 대화와 토론이 사태해결 열쇠"

- 임시대의원대회 전에 언론의 관심은 ‘기아차 비리’였죠? 당시 정치권에서도 큰 뉴스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기아차 사건을 덮을만한 다른 뉴스가 없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민주노총이 스스로 기아차 사건을 덮을만한 뉴스를 제공했다는 탄식도 나오더군요.

-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이 제안한 해법은 전직 위원장답게 구체적이더군요.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지난 4일 이수호 위원장을 만나 다양한 조언을 했는데요, 대화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단 의원은 과거 정파대립으로 극심한 갈등을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택한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91년 전노협 건설 직후 6개월 동안 부족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11차례의 수련회를 가지며 인간적 신뢰를 쌓고 실질적인 토론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이수호 위원장도 설 연휴가 지나면 집행부, 연맹 위원장, 지도위원 등이 함께 하는 수련회를 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새해’엔 좋은 일들만…

- 이미 지난 5일부터 터미널과 역에 귀성객이 몰리는 등 설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대부분의 사업장이 7일 혹은 11일을 쉬는 긴 연휴에 들어간 거죠. 덕분에 각종 현안을 앞두고 있는 노동계도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습니다.

- 대구지하철, 정립회관, A&O 등 200여일 넘게 장기투쟁을 벌인 사업장들이 설연휴를 앞두고 협상을 타결해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정립회관 점거농성에는 중증장애인들도 함께 하고 있어 지난해 추석연휴 때에는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죠. 이번 설연휴 동안 그동안의 농성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 있길 바랍니다.

- 하지만 현안 사업장인 금속연맹 현대차비정규직노조와 금속노조 하이닉스-매그나칩지회 조합원들은 설 연휴를 반납하고 농성장을 지키겠다고 결의했다는데요. 5공장 전면파업을 벌이며 6일 현재 19일째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연휴기간 100여명의 농성자 중 40여명 정도가 남아 농성장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하이닉스-매그나칩지회 역시 8~10일 사흘동안 간부를 중심으로 30여명이 천막농성장을 지키기로 했으며 9일 오전에는 합동차례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 가족과 보내는 따뜻한 명절, 변변찮은 차례상을 받지도 못하고 분명 ‘잔인한 설’이 되겠지만, 설 연휴가 끝나면 이들이 바라는 ‘불법파견 정규직화, 정리해고 철회’ 요구도 실현돼 앞으로는 '행복한 명절'을 맞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민주노동당은 올해도 ‘평등명절 보내기’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부부가 함께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는지, 제사를 지낼 때 남녀가 함께 절하는지 등 ‘우리가족 평등명절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더군요. 독자들 뿐만 아니라 매일노동뉴스 기자들도 이번 연휴 때 이를 체크해 보도록 하죠.

- 설이 지나야 본격적인 새해가 시작된다고 치면 노동계는 설연휴를 앞두고 고통스러운 연말을 보낸 셈입니다. 기아차 입사비리에 이어,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폭력사태, 금속연맹·금융노조 등의 임원선거 장기화, 사무금융연맹 정기대의원대회 파행 등등 유난히 ‘사건’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 이수봉 민주노총 교선실장이 지난 3일 기자회견 말미에 “설이 지나야 새해인데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던 대로 새해에는 노동계와 매일노동뉴스 독자 모두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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