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5월부터 시작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모임’의 국보법 폐지 1인시위가 2일로 500회를 맞았다. 10대 청소년부터 80대 노인에 이르는 400여명의 시민들이 ‘국보법 폐지’를 요구하며 평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국회 앞에서 자발적 시위를 벌인지 2년 가까이 된 것이다.

칼바람 부는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17대 국회는 반인권악법 국가보안법 폐지하라’고 쓰인 팻말을 목에 걸고 500회째 l인시위에 나선 송영도(53·고양시·자영업)씨를 만나봤다.

-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컴퓨터 수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사실 국보법이 있으나 없으나 먹고사는 문제에 크게 영향을 받는 건 아니다. 그러나 우리 자식들만큼은 국보법 없는 나라에서 자유롭게 생활하길 바라기 때문에 1인시위에 동참하게 됐다.”

- 국보법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유신독재 밑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직장생활하면서 87년 민주화투쟁을 겪었다. 그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인 문제, 특히 민주화 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해온 국보법에 관심을 갖게 됐다.”

- 1인시위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점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1인시위에 참여하고 있는데, 한번은 지나가던 행인이 ‘북한에 김정일 좋으라고 이런 시위를 하느냐’며 시비를 걸어왔다. 많은 시민들이 국보법을 ‘간첩 잡는 법’으로 잘못 알고 있어 종종 이런 시비에 붙곤 한다.”

- 국보법 개-폐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을 지켜보는 심정은.
“정치인들은 민생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국보법 문제를 뒤로 미뤄두자고 주장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사회의 경제분야가 활력을 얻으려면 남·북간의 경제협력이 강화돼야 하는데, 국보법은 여전히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내 자식들이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남·북이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국보법은 폐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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