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여성노동자에 이어 국내 노동자도 노말헥산 중독으로 인한 신체마비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노동부는 2건의 국내노동자 중독의심에 대해 노말헥산 중독이 아니거나 건강상 이상이 없다고 부인하고 나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29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부산의 한 중고기계 수리업체에서 도장작업을 하던 박석덕씨는 2003년부터 손발마비증세를 겪고 있으며 최근 인제대백병원으로부터 '노말헥산 중독'이란 진단을 받았다. 또 부산 소형선박 수리업체에서 일한 박인호씨 역시 2001년부터 팔다리 마비증세가 발생, 최근 부산대병원에서 역시 같은 진단을 받았다.

노동부는 즉각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29일 노동부는 “박석덕씨는 일반적 유기용제(도료용 에나멜 신나)에 의한 만성중독 업무상질병으로 요양승인을 받았으나 현재 건강상 이상없이 완치돼 정확한 발생사유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또 박인호씨가 진단받은 길랑바레증후군은 유기용제 중독과는 관련이 없는 질병”이라고 밝혔다. 길랑바레증후군은 바이러스감염 후유증으로 신체마비가 오는 질환이다.

그러나 노동부의 이같은 태도가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노말헥산뿐만 아니라 유기용제 전반의 관리에 있어 내·외국인 노동자 모두 노출돼 있다는 사태의 심각성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은기 민주노총 노동안전부장은 “이주노동자 뿐만 아니라 중소영세 국내노동자도 노말헥산 등 유기용제에 중독될 위험이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노동부는 이를 부인하기보다 노말헥산을 포함한 유기용제 사용 사업장 전반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외노협, 노동건강연대, 참여연대 등 1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이주노동자 노말헥산 중독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31일 태국 여성노동자 노말헥산 중독사건이 발생한 경기도 화성시 동화디지털에 대한 직접 역학조사에 나서기로 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대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노동부에 수차례 민관합동 역학조사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며 “자체 조사를 통해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공대위의 조사결과는 2월1일 발표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