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때가 되면 밝히겠다고? 피해자, 유족 다 죽으면 무덤 앞에 와서 진실을 밝히겠다는 건가? 김종필은 당장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하고, 일본에서 받은 돈을 어디다 썼는지 분명하게 밝혀라.”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범국민위원회’(범국민위원회) 회원 20여명은 26일 오전 서울 신당동에 위치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전 중앙정보부장) 자택 앞에 모여 한일협정 전모 공개와 김씨의 즉각 사죄를 촉구했다. 한일협정 문서공개 후 귀국을 미뤄왔던 김종필 전 총재가 25일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소집한 것이다.<사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윤재(63) 태평양전쟁희생자보상추진협의회 부회장은 “피해자도 유가족도 너무 늙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김 전 부장은 언제까지 유족들의 애끓는 심정을 모른 채 할 건가?”라며 “김종필은 ‘할 말 없다’고만 하지 말고 빨리 나와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정해열(71·대전유족회원)씨도 “천만명이 넘는 희생자들의 목숨을 팔아넘긴 김종필이 떳떳하게 사는 데 대해 우리 유가족들은 통분한다"며 "김종필은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범국민위원회는 “김종필 전 중앙정보부장은 박정희 정권 실세이자 한일협정 체결 주역으로서 마땅히 온 국민과 역사 앞에 참회하고 사죄하며 즉각 한일협정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며 △한일협정 합의금액 사용출처 △일제 침략 및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우리정부의 입장 △개인청구권의 대상과 범위 등 세부 내용이 있는 비밀문서 및 그 내용 등을 묻는 질의서를 낭독한 후 김종필 전 총재 자택 대문 안으로 질의서를 밀어 넣기도 했다.

범국민위원회는 “27일 김 전 총재 앞으로 질의서를 다시 정식발송할 예정”이라며 “김 전 총재는 하루빨리 공식입장을 밝히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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