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일 열렸던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다양한 기록이 속출했다는군요. ‘사회적 교섭방침’에 반대하는 대의원들이 회의지연 전술을 쓰면서 역사상 최장시간 회의(12시간)가 진행됐고, 최다 의사진행 발언, 최다 표결(9회)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장시간 회의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교섭’ 방침은 결정은커녕 논의되지도 못한 결과(?)를 낳았네요.
-민주노총 지도부가 회의 말미에 대의원 표찰을 걷는 과정에서도 마찰이 있었다고 하던데요. 그건 무슨 말이죠?
-네. 보통 표찰을 다시 이용하기 위해 걷긴 하는데요,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대의원의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이수호 위원장의 발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대의원은 대회장 뒤쪽에서 표찰을 불태우기까지 했습니다. 어쨌든 다음달 1일 열기로 한 민주노총의 임시대의원대회도 관심이 집중될 것 같네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금융노조 선거 이야기도 해주시죠.
-개표 시작 순간까지 두 후보 진영간 감정싸움이 치열했는데요. 특히 주택은행지부 투표함의 처리를 놓고 금융노조 사무실 밖에서 선관위의 결정을 기다리던 두 후보 선본 관계자들은 “선관위의 결정이 한 후보에게 불리하게 나올 경우 그 쪽이 와서 선관위를 때려 부수자”라는 합의 아닌 합의를 하고 각 선본 사무실로 돌아갔답니다.
-선관위 안에서도 감정의 골은 그대로 드러났는데요. 한 지부 위원장은 “아예, 패싸움을 하자는 거 아니냐”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사무실 안에는 개표 업무를 위해 아르바이트생들이 여럿 와 있었는데요. 한 아르바이트생이 외부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일은 안하고 있고요, 아저씨들이 막 욕하고 싸우고 있어요. 무서워요”라고 말해 금융노조가 망신을 사기도 했습니다.

-‘국민참여연대’가 출범했는데 명칭과 관련해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지난 16일 국민참여연대는 열린우리당 당원중심의 외곽단체로 당직선거 참여 등 적극적 정치활동을 표방하고 나섰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어요. 참여연대가 유사명칭 사용에 유감을 표시하고 나선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케이블TV(MBN)가 국민참여연대 발족 기사를 다루면서 참여연대 로고와 사무실 전경을 비추는 등 두 단체의 차이를 분간하지 못했다”며 “참여연대를 지지하는 시민들로부터 참여연대가 정치활동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항의가 잇따르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고 호소했다고 합니다.

-비록 재미있는 일은 아니지만, 한국노총에서는 이색풍경이 연출되고 있다면서요.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한국노총 사무총국 직원들은 대조합원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이유로 지난 17일부터 직책과 성명 밑에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는 문구를 넣은 명찰을 목에 달고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노동단체에서는 색다른 시도이긴 하지만 그러나 ‘전시행정’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상급단체의 특성상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미 얼굴을 익힌 노조 간부들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시행 1주일이 지났지만 아무 것도 변한 게 없다는 평가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외양보다는 내실이 건강한 한국노총. 진정 조합원들이 바라는 한국노총의 모습이지 않겠느냐는 사람들의 의견도 경청해야겠죠.

-마지막으로 <매일노동뉴스>와 관련한 소식 하나 전해드릴까 합니다. 도림 사거리에 위치한 민주화학섬유연맹에서는 오래 전부터 점심시간 때 중국집 음식배달을 나오는 철가방 청년(?)이 매일노동뉴스를 ‘한 부만 가져가도 되냐’고 물은 뒤 허락을 받고 가져간다고 합니다. 어느 날 연맹 관계자가 “매일노동뉴스를 왜 가져가느냐”고 묻자 그 청년은 “매일노동뉴스를 읽으면 재미있다”고 답했다고 하는데요. 매일노동뉴스를 항상 접하는 독자들은 딱딱한 노동뉴스에 지루하고 재미없을지 몰라도 가끔 접하는 독자들은 노동기사가 신기하고 재미있고 신선한가 봅니다. 혹시 레이버투데이도 가끔 접속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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