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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유영철, 체 게바라·히틀러·김일성 존경"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체 게바라, 히틀러, 김일성 등을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던 것으로 20일 발간된 수사백서를 통해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이 발간한 '연쇄살인범 유영철 사건 수사백서'에 따르면 유씨는 학창시절 체 게바라, 니체, 쇼펜하워, 히틀러, 김일성 등을 좋아해 관련 서적을 탐독했다고 정신감정 과정에서 밝혔다.

유씨는 그 중에서도 아르헨티나 출신의 혁명가 체 게바라를 특별히 흠모했다면서 "평범한 의대생 출신으로서 혁명에 참여했다는 데 대해 끌렸다"고 했다는 것.

유씨는 이와 함께 `무서운 얼굴', '다리의 화상', '학력' 등에 대해 열등감을 느꼈으며, 예술고에 진학하려다 실패하면서 엄청난 좌절을 맛봤다고 언급했다.

또 유씨는 정신감정 과정에서 "가정환경 때문에 살인행각을 벌인 것이 아니며 이혼한 전처 문제는 연쇄살인 동기의 10%도 안된다"고 하는 등 가족과 자신의 범죄를 연결하지 않으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백서는 전했다.

아울러 유씨는 가족에 대한 기억을 언급하면서 모친과 관련, "첫 징역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뒤 어머니로부터 '실수 한번 한 것 가지고 위축되지 말고 어깨를 펴고 다니라'는 말을 듣고 오히려 좌절감을 느꼈다. 나를 나쁜 길로 빠지게 만들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백서에 따르면 유씨는 가족들이 자신때문에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걱정하면서도 면회를 오지 않는데 대해서는 섭섭함을 표시하는 등 양면적인 심리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씨 정신감정을 했던 법무부 치료감호소는 "유씨가 연쇄살인 동기에 별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전처를 감싸는 점, 헤어진 동거녀에 대해 증오심을 가진 점, 살인 뒤 외로움을 느꼈다고 진술한 점 등을 볼 때 심리적으로 의존적 욕구와 애정적 욕구가 크다"고 분석했다.

또 유씨는 자신의 폭력적 성향과 관련, 학창시절 전국체전 출전이 좌절된 뒤 학교의 체육관 뜀틀을 마구 부쉈고, 결혼생활 동안 화나면 자주 밥상을 뒤엎었으며 아들을 얻었을 때 '구속감'을 느낀 나머지 산부인과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 20~30대를 무차별 파손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백서에서 드러났다.

한편 유씨는 만화 그리기와 인터넷 서핑을 취미로 즐기고 '하드'로 불리는 스틱 빙과류를 좋아하며, 술과 담배, 도박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유씨는 '영원히 철들지 못할 놈이라서 이름이 영철이다', '4와 18이 들어간 4월18일에 태어나서 인생이 꼬였다'는 등 '자학성' 발언을 하면서도 조사과정에서 논리의 모순점을 추궁당하면 거의 발작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고, 비판을 수용치 못했다고 수사검사가 전했다.

한편 사건 수사검사로서 백서 제작을 주관한 최관수 검사는 이 책의 후기에서 "피해자 시신 사진을 수십차례 보다보니 꿈에 나타나 비명을 지른 적도 있었고, 그 뒤에 유씨가 무표정하게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을 보고는 잠을 깨기도 했다"며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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