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24일 상습적인 임금체불에 맞서 171일간 파업을 벌였던 청주 우진교통이 19일 명실공히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우진교통은 이날 황일남 민주버스 위원장, 김정기 서원대 전 총장, 한대수 청주시장, 이영섭 민주노총 충북본부장, 오병욱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장, 우진교통 조합원과 가족 등 4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창립식을 갖고 20일부터 운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우진교통의 새 대표이사는 김재수 민주노총 충북본부 사무처장(겸임). 그는 대회사에서 “노조가 회사보다 더 합리적 경영을 생각하고, 회사가 노조보다 더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노동자기업이 창립하게 됐다”며 “노동과 경영, 소유가 분리된 새로운 기업형태로서 투명한 경영과 청주 시민에게 봉사하는 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선언했다.

한대수 청주시장은 축사에서 “시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경영진과 노조가 힘을 합쳐 경영정상화를 이룩하길 바란다”며 “청주시에서도 정상화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다하겠으니 힘을 내 전국에서 가장 모범기업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축하했다.

이들은 창립식에서 운행재개를 기념하는 테이프 커팅, 노동자 자주관리기업 성공을 기원하는 고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재수 대표이사와 변정용 노조위원장과의 인터뷰.

-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에 대해 설명해달라.
“경영과 소유를 함께하는 우리사주조합과 차이가 있다.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은 노동과 경영, 소유를 분리하는 것이다. 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 정리해고, 임금삭감을 하지 않고 재무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을 회생시키는 것이다. 이를 현실화해 노동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이뤄보고 싶다.”(김재수 대표)

- 노동과 경영, 소유의 분리 계획은.
“노동자의 완전한 노동권 보장, 경영자의 전문 경영, 소유는 노동과 경영에서 완전히 분리 하는 것이다. 따라서 변형근로의 형태에서 벗어나 직무급과 연공급으로 변화시켜나가고 고정배차와 고정휴차로 노동권을 보호하고, 운전직을 중심으로 한 복지제도를 정착시킬 것이다. 또 경영정상화를 위해 금융비용 20% 절감, 복잡한 중간관리제도 단축, 차고지 통합과 업무효율성 제고, 공회전 줄이기 등 영업비용 50%를 줄일 수 있다. 또 매출향상을 위해 경영진과 노조가 같이 계획하고 실천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유가, 식당, 자재 등 수의계약을 없애고 공개입찰, 자판기와 식비 공동관리, 친절서비스를 통한 이익증대를 하면 모두 10억원 이상 절감하고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러면 4년이면 정상화할 수 있다.”(김재수 대표)

- 투명경영 방침은.
“경영 결산을 월 1~2회 공개하고, 수익 공개, 시보조금 산정 청구 등을 통해 부정과 비리를 없애겠다. 어느 기업보다 투명하게 운영하기로 노사가 결의했다.”(변정용 위원장)

- 소유 지분 분리에 노조원들의 반발은 없었나.
“처음에는 노동, 경영, 소유 분리에 대해 노조원들이 의혹을 가졌다. 교육을 통해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의 취지에 맞게 경영은 경영전문, 노동자는 노동강요 없는 노동권 보장으로 소유이자 무소유의 개념을 정립했다.”(변정용 위원장)

- 경영정상화에 4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운영계획은.
“정상화 이후에는 노동자 복지제도를 대폭 개선하고 시민들에게 환원하기 위해 서비스를 확충할 것이다. 예컨대, 장애인 저상버스 등을 확보해 운영하는 등 노사가 같이 고민해 실천하겠다.”(김재수 대표)

- 당부하고 싶은 말은.
“처음으로 시도하는 노동자 자주관리회사가 하나의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민주노총과 민주버스 동지들은 애정을 갖고 지켜봐 달라.”(변정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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