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희생자 광주유족회 이금주(85·여) 회장은 18일 "한일협정이 피해자 보상이 아니라 정치적인 목적의 야합으로 밝혀진 만큼 일본 정부는 유족과 피해자들에게 정식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외롭게 태평양전쟁 희생자 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지만 매번 기각될 때마다 억장이 무너지는 분노와 아픔을 억누를 수 없었다"며 "굴욕적인 한일협정이 기각의 배경이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회장은 이어 "일본의 정식 사과도 없이 유족들의 한과 아픔을 묻어 둔 한국정부가 원망스럽다"며 "일제에 강제징집돼 억울하게 희생된 동포와 그 유족을 정부가 두번 죽인 꼴이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배상은 차치하더라도 일본에서는 이미 한일협정을 통해 개인적인 배상을 한 셈이 됐다"며 "한일협정 문서를 완전 공개하고 한국 정부는 협정과 관련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회장은 태평양전쟁 희생자유족회가 일본과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투쟁에 나설 뜻을 밝힘에 따라 광주유족회도 이에 동참할 계획이다.
또 오는 29일에는 한일협정 관련 전문가를 초청, 피해자와 유가족,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열 예정이다.
이 회장은 일제의 강제징용으로 남편을 잃고 지난 1992년 일본정부와 기업의 공식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천인소송을 비롯해 모두 7건의 소송을 일본법원에 내놓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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