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물가잡기와 경기활성화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벌였던 박승 총재는 올해도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임을 시사했다.

17일 박 총재는 직원들과 가진 제1차 확대연석회의에서 “향후 통화정책을 물가안정 달성 목표에 주력하면서 경기상황에도 유의하는 방향으로 운영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리인하 등 보다 공격적인 경기진작책을 바라는 이헌재 부총리의 의중을 인식한 듯 “재정, 외환, 금융감독 정책과의 조화적 운용을 통해 정책효과를 제고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그러나 박 총재는 올해 거시경제 흐름에 대해서는 일단 낙관론을 펼쳤다.

박 총재는 “지난해의 경우 민간소비가 약 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일반국민들의 생활이 매우 어려웠지만 거시경제 전체적인 틀로 보면 그렇게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GDP 성장률이 5% 가까운 수준이고, 경상수지 흑자가 280억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상수지 흑자는 향후 소비 또는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이 4% 정도로 낮아질 전망이지만 하반기부터는 내수 회복세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체감경기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박 총재는 직원들에게 "최근 어려움이 경기순환적 요인뿐 아니라 구조적 요인에도 크게 기인하는 만큼 경기 양극화와 고용 없는 성장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방안 마련에 중점을 둘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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