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유럽 26개국 정상들은 20일 개막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ASEM회원국과 북한간 관계개선, 남. 북 및 북.미관계 진전환영 등 5개항을 담은 `한반도평화에 관한 서울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들 정상은 이날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제3차 ASEM 개회식 직후 의장인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정치. 안보분야 1차 정상회의에서 ASEM 회원국들이 북한과의 대화, 인적교류, 경제적 연계, 다자대화 등 관계개선 노력을 기울여나가기로 의견을 모으고, 이를 `서울선언'에 반영했다.

정상들은 또 `서울선언'에서 "6월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고 이런 역사적인 조치를 취한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용기와 비전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서울선언'은 "남북양측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궁극적인 통일이라는 목표 아래 이산가족상봉, 경제협력, 군사문제에 대한 대화를 포함해 남북공동선언을 이행하는 조치가 이미 취해지고 있는 점을 평가한다"면서"정상들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과 미국간의 관계에 있어 최근의 긍정적인 발전을 환영한다"고 천명했다.
이어 선언은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평화와 안정 및 신뢰구축을 위한 ASEM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핵개발포기를 전제로 북한에 경수로 2기를 건설해주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에 대해서도 지지입장을 표명했다.

지역정세와 관련, 정상들은 동티모르의 독립과 경제재건 과정을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으며, 남동 유럽국가들간 협력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안정협약(stability pact)'을 환영했다.

회원국 정상들은 △유엔개혁에 대한 지지 및 유엔재정의 건전화 △전세계적 무력 갈등에 대한 우려 및 대량파괴무기(WMD) 관련 군축 및 비확산에 관한 조치강화 △대인지뢰의 무차별적인 사용에 대한 대처 문제 등의 중요성에도 인식을 같이 했다.

이어 정상들은 오후 경제, 재무분야 2차 정상회의를 갖고 국가간, 계층간 정보화 격차(digital divide)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라시아 정보통신망' 구축과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또 원유 등 에너지의 안정적인 수급확보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필수적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국제유가의 조기안정을 위해서도 공동노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서는 중국과 베트남의 세계무역기구(WTO) 조기가입에 ASEM이 협력하며, 제2의 아시아 경제위기 재발방지를 위해 98년부터 2001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던 `ASEM 신탁기금(ASEM trust fund)의 연장을 승인하고 구체적인 연장계획은 내년 1월 도쿄에서 열리는 ASEM 재무장관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는 의장국인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아시아. 유럽의 25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3차 ASEM 개회식을 가졌다.

김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이번 ASEM 정상회의가 아시아와 유럽의 `새천년 번영과 안정의 동반자' 관계를 이루어 나가는 든든한 토대가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우리 정상들의 노력과 헌신이 회원국들의 번영과 교류증진은 물론 세계평화와 인류번영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ASEM의 협력사업과 관련, △아시아와 유럽간 협력지침 마련 △두 지역간 정치. 안보대화 강화 △경제현안 해결을 위한 내실있는 논의△교육. 문화.사회분야 협력 강화 및 민간참여 확대 △인류보편가치인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위한 환경, 마약, 테러, 전염병 문제에 대한 공동대처 등을 제안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이한동 총리와 국무위원, 이만섭 국회의장 등 3부 요인, 민주당 서영훈 대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자민련 김종호 총재권한대행 등이 참석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낮과 저녁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과 청와대에서 ASEM에 참석 중인 각국 정상을 초대, 오찬과 만찬을 함께 하며 ASEM의 장래 등에 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정상들은 21일 사회. 문화분야를 다루는 3차 정상회의를 열어 두 대륙간 지적, 인적 교류 증진방안 등을 논의, `2000 아시아. 유럽 협력체제(AECF 2000)'와 `의장성명서'를 채택한 뒤 폐막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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