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열리고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는 준비 및 운영 전반에서 세계대회장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경직된 경비, 무성의한 안내, 일부 편의시설의 부족 등 ‘옥에 티’와 같은 미숙함도 지적되고 있다.

●…“공짜 선심은 만점, 홍보는 빵점”. 아셈회의 주최측은 대표단 및 기자단에 식사는 물론 맥주 커피 피자 과일 등까지 공짜로 제공하는 선심공세를 펴고 있으나 표지판 안내원등 배치는 엉망이라는 평가.

외국 귀빈들에게 한국을 알리기 위해 꾸민 코엑스 대서양홀의 ‘특별전시회장’ 은 한국의 멋과 기술을 한껏 뽐내는 전통공예제품, 자동차 및 전자제품 등이 전시돼 있으나 내국인 몇몇만 눈에 띌 뿐 정작 외국인들은 거의 찾지 않아 쓸쓸한 모습.

한 포루투갈 기자는 “불과 한 층위에 이같이 훌륭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안내원이나 표지판을 설치해 좀더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미(美)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경찰의 컨벤션센터 안팎의 경비 및 교통통제가 지나치게 딱딱하고 융통성이 없어 일반시민들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오히려 불편함과 위압감을 주고 있다.

이번 행사의 경호 및 교통관리를 위해 동원된 경찰력은 사상최대 규모인 2만9500여명. 이중 6000명은 아셈 회의장 외곽 2㎞의 도로에 배치됐다. 그러다보니 삼성역~코엑스몰간 도로는 시민반(半), 경찰반이란 느낌이 들 정도.

꼼꼼한 몸수색을 거쳐 들어온 컨벤션센터 안에서도 경비의 삼엄함은 마찬가지. 곳곳에 전투복 차림의 무장 경찰들이 배치돼 전시상황을 방불케 할 정도.

●…총1조2100억원을 들여 지은 코엑스 컨벤션센터는 각종 시설이 세계 최고급 수준임을 인정받고 있으나 유독 화장실에 대해서만은 이런 저런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또 코엑스 태평양홀에는 장애자용 화장실이 한곳만 마련돼 있는데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너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있다. 일부 화장실에서는 악취가 풍겼으며 심지어는 화장지가 떨어진 곳도 눈에 띄었다.

또 화장실 옆칸에서 일을 보는 외국인의 모습이 거울처럼 반들거리는 대리석 바닥을 통해 적나라하게 비쳐 민망한 경우도 있는 실정.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