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업계 정상권기업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업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의 구조조정은 동시다발적인 신규사업 진출 등 그간의 무리한 확장경영의 후폭풍이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음은 지난 2003년 이후 자회사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을 설립해 온라인 자동차보험 사업에 뛰어드는 등 온라인쇼핑, 온라인여행, 게임, 취업알선, 엔터테인먼트 등 문어발식으로 사업영역을 늘려왔다.
   
그 결과 계열사는 다음게임ㆍ다음취업 등 최대 15개로 늘어났으며 본사 정규직 인력규모도 지난 2003년 말 350명선에서 1년뒤인 작년 말 700명으로 2배로 불어났다.

또 인터넷업계의 전반적인 해외진출 추세에 따라 일본의 커뮤니티 사이트 카페스타(cafesta.com)에 이어 미국의 유명 포털사이트 라이코스(lycos.com)까지 인수해 미국ㆍ일본 등 해외시장에도 손을 뻗쳤다.
   
여기에다 '세계적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기업환경의 획기적 개선'을 기치로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하는 '역사적 실험'에 들어가는 등 갖가지 사업을 야심적으로 펼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동차보험과 게임 등 자회사들이 줄줄이 손실을 내면서 모기업의 수익성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됐다.
 
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메신저 등의 보급과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대히트로 대표되는 커뮤니티 시장의 변화 등으로 핵심 서비스인 카페와 e-메일의 시장 장악력이 떨어지는 추세도 다음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1천억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인수한 라이코스도 야후ㆍ구글 등 막강한 거대 기업들과의 경쟁, 미국과 한국 인터넷 시장의 차이 등을 감안하면 회생이 어려우리라는 의구심이 큰 상황이다.
   
그 결과 라이벌인 NHN과 시가총액ㆍ매출액ㆍ수익성 등 모든 면에서  격차가 벌어지고 급기야 지난 3분기 영업이익ㆍ경상이익이 전분기보다 15%, 2%씩 감소하는 충격을 겪으면서 경영진이 뒤늦게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는 것.

급작스러운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방식에는 문제가 있으나 방만한 사업을  정리하고 라이코스 부활에 전력투구하겠다는 자세는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바람직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인터넷업계의 고속성장 추세가 작년 하반기 들어 확연히 꺾이고 실적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구조조정 바람이 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점.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급속한 확장을 택한 다음의 특수한 경우를 전체 업계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반응이다.

다른 기업들은 대체로 상시적 구조조정을 통해 무리한 확장을 자제해왔기  때문에 새삼스레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세우고 있지는 않다는 것.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도 그렇도 대체로 인터넷기업들이 사업진출이나 인력확충에 신중하기 때문에 당장 다음과 같은 구조조정을 택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적자로 돌아서는 등 한계 상황으로 몰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인터넷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추세가 지속되면 구조조정의 '쓰나미'가 업계 전반에 밀어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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