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셈 2000 민간포럼이 19일 오후4시 아셈 정상회담에 보내는 공식 제안서이자 민간포럼 공식 결의문인 '민중비젼'을 채택하는 것으로 포럼일정을 끝마쳤다.

오후2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된 '민중비젼'은 지난 이틀동안 전개된 13개 분과별 토론회를 통해 얻어진 결과를 중심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동, 여성, 노동자, 농민 등 총 12개 분야에 대해 '민중의 시각'으로 세계화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대안을 아셈에 제안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민중비젼'에서 민간포럼은 먼저 아동분야와 관련해 아셈회원국들이 98년 ILO가 제시한 '아동노동착취금지협약'을 비준하고 집행을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세계화의 과정 속에서 빈곤과 착취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여성에 대해 적극적인 보호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아셈회원국들에게 요구했다.

민간포럼은 또 노동자들이 세계화 과정에서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고용과 임금의 불안정에 시달리고 있으며 각국 정부들이 초국적기업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사회, 환경, 경제 규제들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노조활동에 대한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다며 아셈이 고용형태를 불문하고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이주노동자와 가족의 권리보호협약'을 비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제농업거래의 자유화가 확산됨으로써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농민과 관련해 민간포럼은 아셈회원국들이 WTO관련 협상에서 농업의 자유화과정을 보류시켜고 IMF나 세계은행으로부터 재정적 기원과 대출을 받을 때 농업구조조정에 대한 압력을 거부해야 하며 개발도상국가의 농민들을 지배하고 있는 초국적 농업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포럼은 또 강력한 시민사회만이 보다 민주적이고 공개적이며 책임성있는 정책결정과정을 담보할 수 있다며 아셈회원국들이 참여민주주의와 인권, 자율적 결정권에 대한 보장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으며 환경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이번 포럼에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안보와 관련해 민간포럼은 아셈회원국들이 인간생존의 권리와 인권을 희생시켜온 군사력 중심의 안보개념을 대신해 평화의 문화와 민주적 참여의 바탕 위에 새로운 안보개념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를 위해 아시아와 유럽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역할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민중비젼 채택을 통해 포럼일정을 정리한 민간포럼은 오후 6시부터 아시아와 유럽 각국의 민중 예술단이 참가하는 문화행사를 갖고 20일 오후 2시 '아셈 2000 신자유주의 반대 서울 행동의 날에 참가한 뒤 21일 비무장지대와 평화생명마을방문을 끝으로 공식일정을 마친다.

한편, 민간포럼은 18일 오후 5시 30분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1시간동안 아셈에 참가하는 각국 정부관계자와의 첫 공식 간담회를 가졌다. 정강자 한국대표 등 8명의 국내외 민간포럼 조직위원들과 최영진 외교통상부 외교정책실장을 비롯한 10개국 외교관계자들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민간포럼측은 아셈 내 '시민사회포럼'의 설치와 사회 각분야의 개혁과제에 대한 의제 채택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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