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크게 둔화돼 5.4%에 그칠 것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했다.

KDI는 또 구조조정 부진으로 금융불안이 지속. 증폭될 경우에는 급속한 경기하강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GNI(국민총소득)증가율이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을 크게 밑돌아 체감경기는 지표경기보다 더 나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유가급등,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비용측면의 물가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19일 발표한 '2000∼2001년 국내경제 전망'을 통해 금년에는 수출 신장에 힘입어 연 8.9%의 성장이 예상되며 2001년에는 신속한 구조조정이 이뤄진다는 전제하에 5.4%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부진한 가운데 채권시장의 자금중개기능이 조기에 회복되지 못할 경우 성장률의 급격한 저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금년중 연간 2.5%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유가상승의 시차효과 등으로 인해 3.7%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경상수지는 수출호조로 금년 112억달러의 흑자를 나타내고 2001년에는 68억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입증가율은 세계성장 및 국내경기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내년 모두 11∼15%수준으로 둔화될 전망이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교역조건 악화 등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로 내년 4.5%로 위축되고 설비투자 증가율도 6.9%에 그칠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KDI는 올 2.4분기 GNI성장률(1.8%)과 GDP성장률(9.6%) 격차가 근래에 가장 큰 수준인 7.8%포인트에 이를 정도로 교역조건이 악화돼 소비.투자 등 내수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따라서 최근의 높은 물가상승과 산업생산 증가율만 보고 정책기조를 급속히 긴축적으로 전환시킬 경우 경기가 지나치게 냉각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KDI는 회생가능성이 없는 부실기업의 청산. 정리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 구조조정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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