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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빈곤층 안중에도 없는 참여정부장롱 속 굶어죽은 아이 사건, 정부 마구잡이식 반복지 정책이 초래한 것
  • 류정순 빈곤문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04.12.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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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상수지는 사상 최고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3/4분기까지의 경제성장률은 4.7%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수출경기와는 대조적으로 내수경기의 침체로 인하여 빈곤문제는 IMF 때보다 오히려 더 심각한 상태이다.

서울시의 거리노숙인 수는 2004년 10월 현재 99년의 2배에 이르고 있고, 2004년 상반기 기준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99년 대비 7.4배에 이르고 있다. 전기요금 연체가구도 전국적으로 98년의 1.5배, 건강보험 체납자는 98년의 2.3배에 이른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4년 6월 현재 체납자 수가 98년의 무려 11.9배에 달하고 있다.

이와 같이 모든 지표들은 하나 같이 IMF 때보다 서민경제 상황이 더 악화된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 원인은 단순한 경기순환론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다른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정부정책의 실패이다. 최초의 정책실패는 신용정책이었는데 4백만에 이르는 신용불량자가 양산되자 적자 분기점이 하위 30%선까지 높아지고, 하위 30% 이하 빈민의 절반 이상이 적자가계를 꾸림에 따라 내수경기는 침체의 늪에 빠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헬리콥터로 저소득밀집 지역에 돈을 뿌려서라도 내수경기 부양정책을 폈어야만 했다.

그러나 정부의 시장 죽이기 정책은 가계부분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자영업 부문과 한계선상에 있던 중소기업마저 파산으로 내몰았으며, 그 영향으로 이들에게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초래하였다. 또한 정부의 시장죽이기 정책은 기업으로 하여금 투자를 회피하도록 유도하는 결과를 초래할여 실업률을 가중시켰다.

정부의 시장개입 정책은 외과의사의 수술에 비유될 수 있다. 한국 경제는 신용불량으로 인한 구매력 저하라는 암을 앓고 있었는데, 정부는 시급한 암 치료는 뒤로 미룬 채, 추가로 구매력을 저하시킬 수술들을 연달아 시도했다. 설령 정부가 분배정의의 실현과 도덕을 바로 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여 수술을 시도했다고 하더라도, 수술의 후유증으로 인해 경제시스템의 상당한 출혈이 예상될 때는 당연히 정확한 지표들로서 현황을 모니터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수혈을 했어야만 했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마치 선무당이 사람 잡듯이 아무런 수혈을 하지 않은 채 여기 저기 수술을 해대면서 한계선상의 저소득층을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대구의 실업가장이 굶어 죽은 아이를 장롱 속에 닷새 동안이나 방치한 사건은 정부의 마구잡이식 정책이 초래한 실업이 낳은 비극적인 사례이다.

정부는 내수경기 부양을 위하여 근로자 소득세 인하정책, 사치품의 특소세 폐지정책, 자영업자의 소득세 감면정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저소득층의 소득을 보장해줄 정책은 전무할 뿐만 아니라 일하는 빈곤층을 양산할 것이 불을 보듯이 뻔한 비정규직 보호법안을 내놓았다.

복지부 또한 노동부 못지 않게 반복지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가장 반복지적인 정책은 재정분권화이다. 2005년 1월부터 시행되는 재정분권화로 인해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예산이 삭감되었다. 강원도의 경우 올해에 비해 복지예산이 29.9% 감소했으며, 충북은 7.4%, 경북은 0.04%가 삭감되었다. 2005년의 최저생계비 또한 1인가구의 경우에 월 40만1천원으로서 턱없이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었다. 최저생계비의 낮은 설정은 각종 공공부조제도 수혜자의 범위와 보장수준을 낮추었을 뿐만 아니라 채무에 시달리고 있는 저소득층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뺏기지 않고 쓸 수 있는 돈(실질구매력)도 줄였고, 향후 최저임금도 억제할 수 있게 되었다.

복지는 일반적으로 비용으로 경제성장에 부담을 주지만, 구매력 저하로 인한 경기침체라는 상황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보장 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책이 그 해법이다.

IMF 직후에 김대중 정부는 한시생계보호제도를 도입하였으며, 1999년에는 연간 150만명이 참가한 공공근로제도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공공근로도 거의 없어졌고, 겨우 5만명 정도가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 참여자가 3천명 정도 있을 뿐이다.

정부는 경제정책의 파급효과가 결국은 빈민과 실업자를 양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겨울 추위가 더 맹위를 떨치기 전에 한시생계보호제도를 부활시키고 대대적인 일자리 창출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류정순 빈곤문제연구소 소장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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