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개방 반대와 식량주권 사수를 주장하며 20일 여의도 문화광장에서 대규모 차량집회를 열 예정이었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장 문경식) 소속 농민들은 경찰들의 집회장소 봉쇄에 따라 여의도 집결이 여의치 않자, 서울 각지에 흩어져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전국에서 상경한 농민들은 여의도 집회가 불발되자 상경중인 차량을 한남대교로 집결, 이 일대를 400여대의 차량으로 막은 채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며, 제주에서 상경한 농민 4명이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독립문 위에 올라가 기습시위를 벌이다 전원 연행되는 등 이날 하루 동안 300명이 넘는 농민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에 청와대 앞에서 열흘째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농 지도부는 이날 오후 3시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쌀 협상 대상국들의 무리한 요구를 거부하고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분노한 농심을 헤아려 정부의 일방적인 쌀 협상 일정을 즉각 중단하고 농민단체들이 수차례 제안했던 TV토론회나 농민들과의 직접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사진>


문경식 전농 의장은 “오늘의 시위는 쌀 개방을 반대하는 4백만 농민과 식량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국민들의 염원인 동시에 정부에 의해 무시당하고 배신당해왔던 농심의 분노이며, 최후의 통첩”이라며 “정부는 쌀 개방 협상을 연내에 마무리하려고 밀어붙이지 말고 농민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농에 따르면 서울 진입차량 1,500대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차량 4천대를 동원하고 1만여명이 이날 시위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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