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사로서는 처음으로 iTV(경인방송)가 직장폐쇄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공익적 민영방송 설립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요구에 iTV가 직장폐쇄로 맞선 것. 뿐만 아니라 용역직원 100여 명을 동원해 회사 출입을 완전 봉쇄하고 심지어 직장폐쇄시에도 출입이 가능한 노조 사무실과 후생복지시설의 출입까지 차단했다.

이번 사태는 방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노조의 요구에 iTV 지배주주인 동양제철화학(회장 이수영)이 시종일관 경영권과 관련된 사항은 논의대상에서 제외된다며 노조와의 대화를 회피하면서 발생됐다.
 

이수영 동양제철화학 회장은 올해 경총 회장으로 취임한 뒤 줄곧 ‘사회적 대화’ 기구 참여를 주장하는 등 노사문제 해결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9월11일 <매일노동뉴스>가 주최한 노사정 4자회담에서도 비정규법안과 관련 “어떻게 하면 법안의 목적을 제대로 실현해 나갈 수 있을지 양대 노총과 경총, 정부가 의논해 나가자”며 절충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랬던 이수영 회장이 자신이 지배주주로 있는 iTV 사태에 대해서는 지난 8월 딱 한 번 노조와 대화를 했을 뿐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경영권을 이유로 노조의 요구를 묵살한 것이다. 더욱이 노조의 파업에 대해 용역직원 100여명을 투입하고 국내 방송사상 유례없는 직장폐쇄까지 단행, iTV 사태를 파국으로 치닫게 해 언론계와 노동계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경총 회장 취임 이후 늘 강조해 왔던 ‘노사 대화의 원칙’을 자신의 사업장에서조차 지키지 않은 이수영 회장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는 21일 방송위원회는 iTV에 대한 지상파방송 재허가 추천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방송가에선 지상파 방송의 ‘재허가 거부’라는 초유의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7년 전 동양제철화학이 어떤 의도로 방송사업권을 따냈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이라도 이수영 회장은 iTV사태의 해결을 위해 직접 노조와의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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