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논설위원으로 있는 정운영 경기대 교수가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과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로 만나 노 의원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본 '우리 시대 진보의 파수꾼 노회찬'(랜덤하우스중앙)을 내놓았다.
   
출판사 측이 '사람과 사람'이란 이름으로 기획한 인물 인터뷰 시리즈 첫번째 책이다.
   
노 의원은 책에서 첼로 켜던 소년에서 유신반대 삐라를 뿌리는 운동권 학생과 노동 투사를 거쳐 원내 진출에 성공해 진보 정치의 선봉에 서기까지 파란만장한 과정을 특유의 촌철살인의 입담을 섞어가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노 의원은 먼저 금배지를 달고 등원에서 최근의 국가 기밀 공개 공방까지 선량으로 보낸 소감을 밝혔다. 노 의원은 국회 모습에 대해 "생각보다  엉터리였습니다. 생각보다 더 국민과 떨어져 있습니다. 국회에선 국민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국민들은 '지역구'에만 있습니다"고 비판했다.
   
정국의 핵이 되고 있는 국가보안법에 대해 그는 "국보법은 1980년대에 비한다면 이미 반신불수의 상태인데도 이 악법을 존속시키려는 것은 국보법 중독증 탓도 있다"며 "국보법 폐지 반대론자들에겐 이 싸움은 심리전이고 기(氣)싸움으로, 법의 독소 조항을 없애는 싸움이 아니라 좌우파의 주도권 싸움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언론개혁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규제받지 않는 권력은 있을 수 없습니다.  언론의 특성상 '시장'을 통한 견제나 개혁은 불가능합니다. 메이저 언론의 독과점 상태를 개선하고 언론사 소유주의 권한을 지분 제한을 통해 약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는 "지금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에 "수배된 몸으로 용접공 생활을 하며 '노동 해방'을 얘기할 때가 훨씬 행복했다"며 시대 상황이 요구하면 (과거의 행복했던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 다음 날 떠날 수 있도록 마음속으론 항상 짐을 싸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존경하는 인물로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를 꼽으며 "마음으로 모시는 스승입니다. 선생의 사상과 철학은 금방 적장의 목을 벨 듯한 단호함과 엄중함으로 가득차 있지만 동시에 인간의 체온을 따뜻하게 담고 있습니다. 이론과 사상이 이처럼 자신의 삶과 실천에 잘 녹아 있는 경우를 저는 일찍이 보지 못했습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정치인으로는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의 국정 운영으로 보아 노무현 정권에 어떤 학점을 주겠느냐는 물음에 'D+'라고 짧게 대답하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적, 비공식적으로 전하고 싶은 조언으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절에 가서 1박을 하며 성정을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색깔은 빨간색 아니냐고 되물으며 빨간색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빨간색이되 우아한 빨간색이고 싶다고 말했다. 212쪽. 7천500원.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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