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소식으로 온 국민이 '경사'분위기에 둘러싸여 있는 가운데, 국내 노동·인권단체들은 아직도 인권침해사례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며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전교조(위원장 이부영)는 노벨평화상 수상을 기념하기 위한 폭죽이 터지던 오후 6시경 청와대 부근의 경복궁 주차장에서는 조합원 322명이 경찰에 연행돼 전경차안에서 숨을 죽이고 있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들은 "오늘 같은 날마저 절박한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대통령을 만나자는 교사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할 수 있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또 인권운동사랑방은 12일 민변과 민가협 등과 공동으로 '1999년 국가보안법보고서'를 발간, "김대중 정부 집권 2년차인 99년 한해 동안에도 국가보안법에 의한 구속자가 286명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국가보안법 폐지 등 실질적인 인권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같은 날 금속산업연맹(위원장 성현)도 '노벨 평화상...슬픈 노동자들'이라는 논평을 통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추영호 전 위원장을 비롯한 구속된 대우차 노조간부, 장기간 수배중인 정갑득 현대차노조위원장 등이 하루빨리 가족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래야만 노벨평화상의 온전한 의미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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